사랑하는 예수님, 
당신은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당신을 대면하면서도 
유령(幽靈)을 보는 줄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아직도 부활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부활은 생명 끊어진 싸늘한 시체(屍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제자들은 시체였던 당신이 다시 일어난 줄 알고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러나 부활은 믿음과 사랑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지 
시체(屍體)가 다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닙니다.

부활(復活)은 하느님께 귀의한 
믿음의 사람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생명 자체이신 하느님 안에 귀의처(歸依處)를 마련한 
사람은 자기 욕망 충족을 위하여 돈과 권력과 명예와 
향락을 쫓던 사람처럼 그렇게 무덤 속에서 썩지 않습니다. 

부활(復活)은 
사랑하는 사람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있으며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 안에 있습니다.”(1요한4,16) 
사랑하는 사람은 미움과 증오, 저주와 원망, 
앙갚음하는 사람처럼 무덤 속에서 썩을 수 없습니다. 
하늘의 소리를 외면하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면서 사는 
사람은 살아있어도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믿음도 없고 사랑도 없는 사람은 생명 끊어진 사람입니다 

그에게 손과 발이 있고 뼈와 살이 있어도 유령(幽靈)입니다. 
유령에게는 생명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늘의 소리를 듣고 
하늘의 뜻(天命)을 따르기 위해서 
자신을 비우는 믿음의 사람은 죽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내어주고 
스스로 죽는 사람은 죽지 않습니다. 
믿음과 사랑 안에 생명이 있습니다. 
부활은 생명 충만한 사람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부활 이전에도 유령이 아니고, 
부활 이후에도 유령이 아닙니다. 
저도 예수님 당신을 닮아 
하느님을 믿고 이웃과 형제들을 사랑하면서 
생명 충만한 삶, 부활의 삶을 누리고 싶습니다.(一明)


▒ 진주 옥봉동성당 강영구 루치오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