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는 곧 순교

한국 순교자들의 전기에 드러난 모습을 살펴보면, 순교자들 대부분이 갑자기 체포되어서 
단칼에 영웅적으로 치명하여 순교의 영광을 입은 예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들은 믿기 시작한 그 날부터 치명하는 날까지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정신 속에서 살았습니다.
  
당시는 천주교를 사교(邪敎)로 단정지었기 때문에 이 사교를 말살하고 
뿌리째 뽑는 것이 정책으로 되어 있어서, 천주교에 관계되는 모든 것을 
죽여 버려야 된다고 생각하던 때였습니다. 
그러기에 천주교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곧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순교선열들은 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하느님을 믿었고, 
영세한 바로 그 시간에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한 것이며, 
따라서 사는 그 자체가 바로 순교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들은 매일같이 연약한 육체와 마음을 가다듬고, 폭력의 두려움을 극복할 훈련을 
쌓으면서 일생을 오직 순교할 정신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자들은 순교정신을 마음 속으로 항상 새롭게 하며 준비했었기 때문에 
체포되거나 가산을 몰수당했을 때에, 혹은 관리들의 폭력 앞에서도 
자신 있고 당당할 수 있었으며 태연하고 기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사이버 사목부 3217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