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의 순교선열

우리 선열들은 순교할 수 있는 때가 오면 피신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순교의 간절한 원의(願意)로 자진해서 체포되었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혹독한 
고문에도 절대로 한마디의 배교(背敎)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참으로 하느님과 진리를 위해 죽기를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이런 예 중 한 가지를 보면, 기해 박해(1839)때 순교한 최해성(요한)을 
고문하던 원주고을 관장이 "배교 한다는 한마디만 내뱉으면 원주 고을을 
통째로 주겠다"고 까지 하였으나 우리의 순교자는 "원주 고을을 통째로 준다해도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배반할 수 없습니다"라고 해서 더욱 더 심하고 심한 
고통을 당하였고, 그때부터 이 말이 유행하다시피 되었다 합니다.

이렇게 우리 순교선열들은 모진 고문과 형벌로, 혹은 칼 밑에, 혹은 옥중에서 
온갖 형태의 죽음 당함으로써 순교의 영광을 입었습니다. 
이러한 순교정신은 박해자들의 난폭하고도 무자비한 폭력 앞에서 무저항과 양순, 
겸손과 사랑의 승리, 더 높은 정신적 자유의 승리를 거두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새로운 삶, 즉 하느님 안에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참 생명에 대한 갈망과 
이를 믿는 굳센 신앙은 결국 연역한 인간의 한계성을 넘어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였고, 기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상은 "천주학이 무어기에"의 머리말에서 발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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