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나귀의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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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나귀의 유언 (마태 26,14-27.66) 
      
      "난 이 늙은 나이에도 사람들을 이해 못하겠어... 그래서 지금도 
      저 언덕만 바라보면 한숨과 눈물이 절로 나오지. 
      그때 저 언덕 근처까지 나도 갔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아무리 조석으로 달라지는 세상이라 해도 사람들의 마음은 이해를 
      못 하겠드라구. 지금 내가 서 있는 바로 여기로부터 저 성전 입구까지 
      그 날 '환영, 호산나, 만세, 다윗의 자손 만만세'소리가 요란했건만 불과 
      육일 후에 '죽여라, 죽여. 십자가에 못 박아라!'하는 고함소리가 
      저 언덕을 뒤덮었으니 말이다."
      
      늙은 나귀는 눈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 하늘로 고개들어 한숨 쉬고 
      고개 떨구어 눈물 털며 코 한번 훌쩍이고는 
      어린 나귀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바로 그 이를 내가 이 등어리에 모시고 저 예루살렘 성전까지 갔었다구. 
      그날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었지. 내가 최초로 태워모신 분이었는데, 
      굉장했었어.  내 근처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환영하는 바람에 
      정신을 잃어, 나는 우쭐했고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나귀라고 생각했었지. 
      그러나 그 후 나는 그 분을 죽음의 길로 모시고 
      간 거나 다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야. 
      만일 그날 내가 모시고 가지 않았다면 그런 죽음을 당하지 않았을 것을, 
      그만 환호 소리에 들떠, 깊은 생각 못한게 내 잘못이야. 
      그분은 나 때문에  돌아가신거야." 하면서 
      다음 이야기로 힘겹게 이어 나갔습니다.
      
      "얼마 후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외쳤지. 
      '예수님은 우리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습니다. 
      회개하십시오!' 나는 그 말을 듣고 너무나 괴로웠단다."라며 
      떨리는 음성으로 "사람들은 참 훌륭해, 
      실은 내 잘못인데도 모두 자기들의 죄 때문이라고 그러시니 말이다. 
      애들아 너희는 사람들을 높이 받들어 모셔라.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라는 
      말을 덧 붙이고 운명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