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 받고 싶었던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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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께 받고 싶었던 안경 (요한 9,1-41) 
      
      어릴 적에 저는 날씨 따라 멍하니 공상에 잠기는 때가 많았습니다. 
      혼자서 신이나서 빙그래 웃기도 하고 찡그리기도 하며 
      고개까지 갸웃거리며 나중에는 입술까지 오물거리다 "
      정신 나갔니?"하시는 어머니의 야단을 맞고서야 머리를 긁적이며 
      붉어진 얼굴로 비실 비실 자리를 옮기곤 했습니다. 
      그래도 그 때 했던 재미난 생각들로 공상 세계의 많은 벗들이 
      아직 어리기만한 요정들로 오늘도 온 우주에 남아있는 
      나의 친구이듯 위안을 느낍니다. 
      
      예수님이 나에게 기이한 안경을 선물해 주시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그때였습니다. 
      응큼한 사람, 나쁜 사람, 좋은 사람들을 다 가려 볼 줄 알고 
      마음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고 미리 알아서 피할 때 피하면 
      그 사람은 나한테 꼼짝 못할거야 그리고 하면서 공상에다 
      색채가지 곱게 입혀가며 숨마저 아껴 쉬었습니다. 
      그러나 나만 그런 안경을 쓰라는 불평등을 벗어나 남들도 그런 안경을 
      쓸 수 있다는, 평등을 알게 된 것은 철이 들고 나서 였습니다. 
      남이 나를 그런 안경으로 본다는 것을 생각하니 나는 저절로 
      "아이고!", "그러면 곤란한데?" 하며 가슴까지 두근거리는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버렸음을 알았습니다.
      
      재미없는 이 어른은 그래서 확실하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티 하나 들어가면 쩔쩔매고 종이 한 장 가려도 
      못보는 이런 눈을, 하느님은 다 아셔서 주셨으니 참 감사합니다. 
      하느님은 찬미 받으셔야 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정말 알아들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은 역시 흠숭 받으셔야 할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그래서 이런 시시한 눈으로 본 것들에 너무 의지하지 말고 
      썩지 않을 마음의 눈으로 볼 것을 보고 본 것을 따르라시는 
      멋진 가르침을 주셨습니다.과연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느님을 정확히 잘 아시고 하신 말씀이시다고 긍정이 절로 갑니다. 
      그러니 예수님은 저같은 부족한 어른에게 참 구세주이시구나 하며 느낍니다. 
      독자님도 그러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