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교육인 식사법 (식사와 가정교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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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탁의 교육인 식사법  (식사와 가정교육2)    
      
      흘리지 말고 먹어라, 반찬을 골고루 먹어라, 소리 내지 말고 먹어라, 
      가만히 앉아 먹어라, 음식을 넘긴 후 이야기 하라, 남기지 말고 먹어라 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던 생각이 난다. 
      그 때 그 정경은 언제나 내 몸의 고향 같고 마음의 근원처럼 여겨진다. 
      식사를 하다가 내가 좀 흘리면 어머니는 눈을 슬쩍 흘기시고는 부억에 가 
      행주를 가져와서 닦아 주셨다. 생선 조림과 김치 찌개, 된장 찌개 
      그리고 냉면이나 만두, 돼지고기 요리 등 내 입에 안 맞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 생선이나 닭 같은 바르기 힘든 음식들은 기막힌 해부학적 
      손놀림으로 발라서 나의 밥그릇에 놓아 주시곤 하셨다. 
      어머니는 내가 중고등 학교 시절에 함께 식사를 할 적에 
      수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식사 중에 배운 인생 철학이었다. 
      자극적인 음식을 계속해서 먹으면 고집 센 성격으로 되고, 
      반찬을 가리지 않는 사람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 성격으로 되며, 
      싫어하는 반찬도 잘 먹을 줄 아는 사람은 희생 정신이 
      강한 사람으로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적어도 밥상에 올라온 음식은 먹을 수 있다고 
      어머니가 판단한 것이므로 투정하는 것은 불효이며 이기심을 기르는 것이다. 
      
      밥상 앞에서 고마움을 모르고 맛없게 먹는 행동은 
      여러 사람들을 괴롭힐 소지를 기르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는 자식의 표정을 보아 무엇을 먹여야 할지 이미 알아서 
      음식 장만하기를 태중에서 돌아가시는 날까지 하신 식탁의 전문 교수이셨다. 
      어머니는 또 다른 말씀도 해 주셨다. 
      그 때 마음에 와 닿았던 말로 어머니는 자녀가 식사하는 것을 보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때에는 신기했으나 이제는 이해가 간다. 
      그 건강 상태란 심리의 건강 상태, 정신적 건강 상태, 신체의 건강 상태를 
      밥먹는 태도에서 이미 알 수 있다는 식탁 도사님 같으신 어머니셨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의 정신적 건강을 돌봐 주신 전문 의사님이시었고 
      신체적 건강을 전담한 담당 의사셨으며 인생을 원천에서부터 
      사회 현장에 이르기까지 가르쳐 주신 학자이시었다고 생각한다.
      
      수저를 입에 넣을 때에는 이빨에 닿지 않도록 하고 뺄 때에는 깨끗이 
      빨아야하며 말할 때에는 수저를 제 자리에 반듯이 놓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밥상 앞에서는 큰소리를 지르지 말고 나쁜 내용들은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개도 먹을 때에는 건드리지 않는 거라며 사람은 식사할 때에 신체나 마음을 
      자극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하셨다. 식사에는 평화, 이해, 용서, 화해, 
      허락, 안심, 사랑, 귀여움 등이 반찬으로 꼭 곁드려야 한다고 그러셨다. 
      음식물에는 독이 없어야 하고 식탁에는 악이 없어야 한다는 말도 하셨다. 
      가정의 모습은 식사법에서 형성된다고 보겠다. 
      다시 돌려 말하면 이러한 식사법이 곧 가정이라 볼 수 있다. 
      
      어머니의 철학이 전수되는 시간, 아버지의 현존이 갖는 안정감을 
      쌓는시간, 자녀들의 성품 형성이 좌우되는 식탁의 신비는 
      곧 가정 생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기도하고서 식사를 하는 가정, 특히 온 가정이 식탁에서 함께 기도하고 
      서로 얼굴을 보며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총화인 미소를 지으며 
      시작하는 식사는 그 가정의 앞날을 좌우하리라 본다.
      
      그 사람을 알아보기 제일 쉬운 방법은 
      그 집에 가서 식사를 해보는 것이라 본다. 
      행복한 가정의 식탁에서 느껴지는 흐뭇함은 
      온몸을 포근히 녹여 주어 삶을  신성하게 할 것이다.
      결혼도 안한 신부(神父)지만 신부들은 언제나 어머니와 가정을 
      옛 고향으로 지니고 산다는 것만큼은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에 거리나 골목에 식당들이 왜 그리 많은지 
      고개가 갸웃거려질 때가 있다. 
      현대 여성들은 지어먹기보다는 사먹기를 좋아하는 건지. 
      현대 남성들이 집사람이 해주는 음식보다 외관 여자가 해주는 음식을 
      더 좋아하는 건지. 너무나 달라지는 풍속도에 
      나의 추억들이 적응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