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에서 훔쳐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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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기장에서 훔쳐온 글   
      
      오늘은 무척 바쁜 날이었다. 대학 입학자 발표가 어제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합격자들의 집들을 우선 방문한 후 다음에 
      불합격자들의 가정을 방문하기로 했다. 
      합격자들 모두가 기뻐하는 것 같았으나 일목 요연하게 정리 하기란 힘들었다. 
      뻐기며 교만한 학생들,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느끼는 학생들,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생각 하는 학생들, 동료들에게 미안해 하며 
      걱정하는 학생들, 너무 좋아서 울기만 하는 학생들의 명단들과 
      정도 표시를 정리해 놓았다.
      
      일단 하느님께 보고서를 작성해 올렸고 
      이제 불합격자들의 집을 방문하는 일이 걱정이다.  
      불합격자들은 속이 상해서 집에 안 들어가고 어디에선가 방황을 하고 있는게 
      통례라서 우리들은 아예 전국을 장소 불문하고 다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천당제 심리 측정기를 갖다 대는 순간, 희망의 계수가 마이너스로 내려가 
      실망의 계수로 변할 때에는 우리도 안타깝고 힘이 들게 마련이다. 
      이를 대비하여 우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상의 글은 제가 호수 천사들의 일기장에서 요사이 
      몰래 슬쩍 뻬내온 것입니다(상상으로). 
      그러나 실은 그 다음 글이 더 중한 내용이겠지만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오늘의 
      성경중에서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라는 대목이 있어서 천사들에게 들키기전에 얼른 시치미를 떼고 
      시선을 내려 깔기로 했습니다.
      
      슬픔이란 단어는 하나이지만 덕스러운 슬픔, 애처러운 슬픔, 
      당당한 슬픔 등 상황따라 각양 각색입니다. 
      이런 여러 슬픔중에서 가장 값나가는 슬픔이 있는데 즉, 
      인간을 철이 들게 하며 종교적으로는 승화 시키는 슬픔입니다. 
      바로 이 슬픔을 선전하려는 것입니다. 
      이 글을 대하시는 모든 분들이 승화 시키는 이 슬픔을 
      슬퍼할 줄 아시게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 글을 씁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글이 좋다고 그러실 것 같고 천사들의 일기장을 
      흠쳐 쓴 것 정도도 이제 용서하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