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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마 성인 말셀리노(1)  
광야에서 모세가 구리뱀을 만들어 높이 달아 독사에 물린 사람들이
그 구리뱀을 쳐다보면 몸 속에 들어간 독사의 독이 빠져 나갔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구리 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하시며 이 세상에서 병든 사람들은 나를 쳐다봄으로서 자신들의
병을 고쳐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사회에는 세속적인 독사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 독사들에게 물려서 우리는 독에 감염되어 있는데 쳐다볼 것을
쳐다보지 않고 허튼 것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 독이 우리 몸에서 빠져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진정 참다운 마음으로 구리뱀을 쳐다보듯 십자가를 쳐다 보면
우리 몸에서 독이 빠져 나갈 것입니다.
외짝 교우 집안의 일곱살 짜리 어린이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보고
저 사람은 죽은 사람이라고 나무에 달린 시체라고 하면서
무섭다고 자기 방에서 치워 달라고 하더랍니다.
그 아이는 교리 교육도 받지 않았고 죽음이 뭔지도 몰랐다가 며칠 전
아파트 앞에서 사고를 당해 죽은 사람의 시신을 보았던
충격으로 그러더라고 합니다.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이 이 십자가를 보면 사실 소름 끼칠
일인지도 모릅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잔인하게 죽은 사람을 십자가에
매달아 놓고 그 앞에서 도대체 뭣들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이 사회에서도 우리 천주교에서 높이 받들어
모시는 십자가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부터 약 8세기 전에 불란서 남쪽 지방에 『 말셀리노 』라는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영화로도 소개된 바도 있고 또 나중에 이 아이의
이름을 따서 그 도시 전체의 이름이 ‘말셀리노’로 바뀌기도 한
저 유명한 8살 짜리 성인입니다.
이 어린이는 산간 마을의 가난한 집에 태어나자 부모님이 돌아 가셔서
가까운 수도원에 있던 수사님들이 이 어린이를 길렀습니다.
수사님들은 개구장이 말셀리노와 친구가 되어 주며 재미있게 해 주려고
그리고 남들보다 잘 키워볼려고 노력했습니다.
말셀리노는 수사님들과 언제나 명랑하게 놀았습니다.
같이 식사도 하고 청소하는 것도 거들고 수사님들께서 기도할 땐 저 만큼
뒤에 서서 조용히 두손을 모아 기도도 하면서 꼬마 수사처럼 살았지만
어린애 다운 장난기는 날로 심해 갔습니다.
그런데 말셀리노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욕구 불만에 차서 그랬는지 몰라도 빵을 먹을 만큼 주는데도
자꾸만 빵을 몰래 훔치는 것이었습니다.
그 빵을 가지고 밖에 나가서 누구를 줄 수도 없고 또 폐쇄된 수도원이라
다른 것과 바꿔 먹을 수도 없는데 저 빵을 무엇 때문에 훔칠까 하면서
수사님들은 소년 말셀리노가 빵을 훔치는 것을 지켜 봤습니다.
그날은 일부러 빵을 치우고 제 먹을 것만 남겨 두었는데도 소년은
제 몫인 그 빵을 먹지 않고 옷자락에 숨겨 가지고 어디론가
살금 살금 도망가듯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수사님들은 말셀리노의 뒤를 밟았습니다.
소년은 그런 줄도 모르고 그 빵을 가지고 다락방으로 올라 갔습니다.
다락방에는 창고였습니다. 그 창고속에는 오래 되어 먼지가 하얗게 묻은
커다란 십자가가 하나 있었습니다.
소년은 다락방에 들어가더니 문을 닫았습니다.
뒤를 밟던 수사님 한 분이 열쇠 구멍으로 몰래 그 소년의 동태를 살폈습니다.
소년은 품에서 빵을 꺼내 십자가 앞으로 바싹 다가가더니
“아저씨, 배 많이 고프시죠? 여기 빵 가져 왔어요. 빵 드세요.” 하면서
십자가를 향해 그 빵을 내밀었습니다. 그 순간 십자가로부터 손이 쑤욱
내려 오더니 그 빵을 받아 드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배 고프시면 하나 더 드세요. 오늘은 두개 가져 왔어요.
더 드시고 싶으시면 말씀 하세요. 제가 더 가져올 수 있어요. ”
소년은 그렇게 십자가를 향해 말했습니다.
그것을 보던 수사님은 너무나 놀라서 뒤에 서 있던 수사님들을 밀치고
수도원으로 뛰어가서 자기 눈으로 본 대로 말을 했습니다.
“자네가 혹시 환상을 봤을지도 몰라. 내 눈으로 봐야지.”
서로들 그러면서 다음날 다시 뒤를 밟아 보자고 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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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성인 말셀리노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