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감염에 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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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균 감염에 주의를  
      
      병의 종류가 너무 많다 보니 세분화되어서 외과, 내과, 소아과, 피부 비뇨과,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신경과 등 수많은 단어들이 세상에 생겨났다. 
      신체적인 면의 그 하나하나가 매우 복잡한 원리로 되어 있어 
      각 분야로 나누어 전문화되지 않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나 보다. 
      인간의 외형인 신체가 그렇다면 인간의 주체를 좌우하는 
      정신적 문제도 그러하리라 본다. 
      상심증, 세심증, 불안증, 과욕증, 협심증, 공포증, 분노, 앙심, 복수심, 
      수치심, 비열감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것이 정신의 세계라 본다.
      
      “그 녀석은 성격이 문제야.”라는 점잖은 말에서부터 
      성질이 고약하다느니 지랄 같다느니, 미친 놈이라느니, 
      원수 같은 놈이라느니, 죽일 놈이라느니까지 후비고 뽀개고 뭉개고 
      까버리는 맹돌진의 발악적 폭발 현상이 인생 역학 범주에서 자주 발생한다. 
      세상에서 계속 발생하는 이런 인생 역학의 감정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멀미에 시달려 숨쉬기조차 힘든 지경이다.
      
      “나는 그 사람이 미워 죽겠어!”라는 말에서 
      풀어 들어 낼 수 있는 환자는 두명이다. 
      미워하는 병에 결려 죽을 지경에 달한 나라는 환자와 
      나를 미워하게 만들어 죽게 하는 병에 걸린 두 환자라 본다. 
      성격상, 심리상, 사고 방식상, 습관상으로 생긴 각종 현상들은 정신병이라는 
      병의 영역에 속한다고 모두가 일반 상식으로 인정하면 좋겠다.
       ‘죽일 놈’과 ‘죽을 병에 걸린 나’는 상대적이다. 
      
      그만 길들이지 않았더니 감정이 멋대로 ‘죽어 주었으면 좋을 사람’을 
      대신해서 ‘내가 죽고 싶다.’로 겨를도 없이 변해버린 것은 아닌지. 
      문제는 증오하게 하는 세균에 감염된 자신이 곧 병자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나의 상대방을 처벌해야할 사람으로 판단하고 있는 환자가 많아진것 같다. 
      정치와 경제의 혼잡으로 인해서 요 근간에 이런 병에 감염된 
      환자들이 많아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불신을 일으키는 것도 받는 것도 불신이라는 병에 
      감염된 양자 동일 현상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조선일보 199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