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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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아리들의 합창 
      
      "부활 축하 삐약 삐약, 알렐루야 삐약 삐약, 
      기쁘다고 삐약 삐약, 즐겁다고 삐약 삐약." 
      병아리들의 합창이 사제관에서 공연 되었습니다. 
      어느 부활 주일 아침 예쁜 바구니에  뽀얗고 노오란 
      보소송한 병아리들을 저희 신부님들은 선물 받았습니다. 
      재미난 선물인 병아리들은 사제관 복도며 방,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삐약"합창으로 부활을 한참 노래했습니다.
      
      그날 오후 늦은 때었는데 병아리들의 합창 소리는 이상하게 제 귀에 
      "기진 맥진 비악 비악, 죽을 지경 으악 으악"으로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아휴, 이런 멍청!"하며 제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쥐어 박고 
      얼른 조처를 취했습니다. 제 가슴도 콩콩 거렸습니다. 
      라면 상자, 스탠드의 목을 눌러 등을 켬, 휴지를 가늘게 썰어 
      주렁 주렁, 바닥엔 신문지, 물, 모이 등을 준비한 후 
      가련한 병아리들을 정성껏 모셨습니다. 
      
      긴 시간 초 긴장 발악으로 울다 지쳐 비틀 거리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아스피린, 에비오제, 구심까지 동원해서 치료한 후 
      조용히 푹 쉬게 했습니다. 
      저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병아리들, 저의 손이 들어가면 모여드는 
      귀여운 몸놀림, 제 손을 구원의 손으로 쳐다보는 눈동자들..... 
      
      방에서 두 달이 넘도록 정성껏 길러 밖에 내 놓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햇 닭들은 무럭 무럭 자라며 철도 드는 듯 했습니다. 
      이야기의 차원도 높아 죽음에 관한 토론을 했습니다. 
      "인간은 우리의 구세주셔. 우리는 인간과 일치하는 길만이 삶의 최상 가치야. 
      인간을 통해서 새 에너지로 피어나는 거야. 
      그것도 신부님들의 에너지로 말야." 그 말에 저는 "그래, 맞어. 
      내 몸이 뭐 내 몸이니 너희들 같은 만물로 새로운 재생을 했을 뿐이야. 
      너희들이 나와 같은 인간의 에너지로 가려는 방향이 
      아마 하느님이 정해주신 길일거야, 그렇지? 
      너희의 순수한 뜻을 따라 좋은 일 많이 할께." 하고 말한 후 
      어느날 식탁에서 입을 씻으며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