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 기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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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 운전 기사의 말 
      
      어느 날 택시를 타고 가는 도중 기사 아저씨와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눈 적이 있었다. 
      운전 경력이 20년이나 된다는 말에 나는 놀라기도 했고 존경스럽기도 했다. 
      이야기 중 나는 기사님들은 식사를 어떻게 하고 소화계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잘 걸리는 병들은 어떤 것들인지 등 의문나는 여러가지를 자유롭게 물어 보았다.
      나의 질문에 아저씨는 자신의 생활 전모를 푸념 겸 짜증 겸 술술 
      잘 대답해 주어서 고마웠다. 
      식사를 제 시간에 할 수 있어야 소화가 잘 되고 식사 후 좀 쉬어야 하는데 
      계속 앉아서 운전을 하니 소화는 무슨 소화냐는 것이었다.
      치질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고 변비도 잘 걸리고 위장도 안 좋고 등등 
      해당되는 병의 종류들이 많았다. 
      
      나는 들으면서 안쓰럽기도 하며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택시를 탄다는 것이 조심스럽게도 느껴졌다.
      그 이야기를 하고 나서 기사님은 도사와 같은 의연한 표정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었다. 
      “돈을 벌어서 뭐합니까? 의사들에게 갖다 줄 바에는 여유 있게 운전하고 
      병에 걸리지 않으리만큼 일하고 고만큼만 먹고 쓰고 만족하면서 
      살면 됩니다.”라는 것이었다. 
      
      나는 아무 말로도 맞장구 칠 기분이 나지 않아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쉬는 날은 언제 언제이고 그 때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전에는 친구들을 만나 술을 푸며 당구 치고 기분 내며 하루에 번 돈 쓰며 
      놀았는데 이제는 몸을 생각해서 등산도 가고 운동도 하러 간다는 것이다. 
      돈이 절약되어 좋고 기분이 상쾌하고 정신이 건전해지면서 
      모든 면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기사 아저씨와 이런 대화를 한 후부터 나는 택시 기사님들의 생활에
      어떤 정감을 느끼면서 그냥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택시를 탈까 하다가도 식사할 시간이 임박한 때면 전철이나 버스를 타도록 
      마음먹게 되고 내가 차를 몰고 가다가도 택시가 끼어 들면 
      절대로 욕을 안하고 기분도 언짢게 안 먹고 끼어주곤 하게 되었다. 
      길 자체가 곧 택시 기사들에게는 직장인데 비해 나에게는 목적지로 가는 
      그저 단순한 길일 뿐이기 때문에 양보를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 들었다. 
      그리고 자동차 제조 과정에 대해서도 택시 운전 기사들을 위한 
      특별한 의자를 고안할 수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도 했다. 
      안마기가 붙거나 공기 통풍이나 지압 장치 같은 
      새로운 고안이 필요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기름 값을 줄이기 위해서 택시들은 가스를 쓰면서 그 가스 값도 
      또 줄이려고 수동 기어를 쓰는데 좀 자동 기어들을 쓰도록 
      도로 규정으로 정하면 어떨가 하는 등의 생각들이었다. 
      자동 변속 기아는 운전하는 재미도 없고 지루하다 하거나 
      졸릴 우려가 있고 출발이나 급가속에 약하다고들 하지만 
      그래야 좀 택시들이 점잖아질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졸리는 시간에 배도 주무르고 팔 운동도 하면 되지 않을가 생각했다.
      
      길거리가 직장이며 일거리가 달리는 것이며 자본이 신체이니만큼 
      이러한 직업에 대하여 택시를 대할 때에 이해할 수 있는 정도면 
      봐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직업병이 문화인의 병인데 이를 병으로 취급할 때에 이해가 쉽게 갈 것이다. 
      운전자들은 모두 저 모냥이라는 판단으로 밉게 보아 버리면 
      점점 더 미워질 우려가 있을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