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파와 유아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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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파와 유아세파 (마태오 15,21-28) 
      
      얼렁이, 차근이, 관찰이가 있었습니다. 
      얼렁이는 유아 세례 받고 신부님들도 많이 알고 
      신자 고참으로 모르는 게 없었습니다. 
      차근이는 머지 않아 영세 받을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르는 예비자였습니다. 
      관찰이는 신앙을 갖어 보려고 어떤 종교를 찾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 날의 말 싸움은 기도하자는 말로부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술상을 앞에 놓고 벌어진 술 취기 말다툼판이기도 했지만 
      의미있는 싸움이었습니다. 
      "야, 우리 기도하자."고 차근이가 얼렁이한테 말하니까, 
      "물론이지, 그걸 말이라고 해?" 하면서 식사전 기도를 했습니다. 
      차근이는 눈을 지긋이 감고 왼 손을 가슴에 대고 오른 손으로 이마와 가슴 
      그리고 왼쪽 오른쪽 어깨에 정확히 대며 성호경을 그은 후 
      뭐라뭐라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얼렁이는 신앙 생활에 도가 튼(?)식으로 휙 
      소리가 날 정도로 성호와 기도를 세련과 멋과 요령으로 처리해 버렸습니다. 
      관찰이는 이쪽 저쪽 보면서 순간 무엇인가를 결정했습니다.
      
      "너희들 둘은 종교가 어떻게 돼?"라고 관찰이가 말했습니다.  
      "나야 말로 천주교 고참이지 그걸 묻니?"는 얼렁이의 말이고 
      차근이는 "나는 아직 영세 안 받았어, 난 예비자야."라고 말했습니다. 
      천주 교회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관찰이는 차근이를 보면서 
      "네 교회가 훨씬 낫다."하면서 얼렁이에게 "너도 얘네 교회 믿도록 해라. 
      거, 네 교회는 안되겠어. 
      뭐 손을 흔들 흔들하며 시선을 휘돌리는 기도 방식이 맘에 안들어. 
      지금 너희가 기도하는 걸 보고 차근이네 교회, 뭐 예비자 교라나 하는 
      거기 나가기로 난 마음 넉었어. 얼렁이 너한테는 미안하다." 
      이 말에 얼렁이는 예비자 주제가 어쩌니, 
      고참이면 다니 뭐니 하면서 말다툼이 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말다툼을 한참 듣던 관찰이가 "아 이제 알았다. 
      그러니까, 너희가 다 천주교인데 그 안에 또 예비파와 유아세파라는게 
      있구나."하면서 복잡한 교회라고 판명을 내렸습니다.
      
      이상이 술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로 신앙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