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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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막히는 자유?
      
      젊은 몇 명과 어울리면서 피자를 먹고 나서 이번에는 
      커피를 마시러 가는 등 활기 있는 저녁 시간을 보냈다. 
      조잘되는 주변 이야기와 주장하는 개인 소신들을 
      양념 삼아 시간을 함께 지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왠지 그 몇 명이 한마음이 아니라는 
      답답한 느낌이 나의 한구석에서 맴도는 것 같았다.
      
      어느 일요일 저녁에 한가하게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일요특선 "떠돌이와 공주"를 방영하는 것이었다. 
      영화를 보는 도중 귀에 탁 걸려드는 대화가 있었다. 
      그 대화는 마녀와 떠돌이가 주고받는 내용인데 참 의미 있게 
      가슴에 와 닿았다. 그 대화부터 옮기면서 글을 쓰려 한다.
      
      "그렇게만 하면 이 보물을 너에게 다 주겠다."
      "굉장한데요. 그런데 이 보물들은 너무 무거워서 가져갈 수 없겠는데요."
      "이봐, 그 보물 하나는 팔아서 마차를 사면 될 게 아냐."
      "마차를 사는 건 싫어요. 
      말을 돌보고 마차 바퀴를 손질하는 일들은 귀찮은 거라구요. 
      그리고 나는 자유롭게 떠돌아다니지 못하잖아요."
      "그걸 왜 네가 돌보냐. 하인을 사서 시키면 되잖아."
      "아무리 그래도 보물 때문에 도둑들이 나를 항상 노릴 텐데요. 
      그러면 불안하지요."
      "바보야, 그러면 집 둘레에 성을 튼튼히 쌓으면 되는 거야."
      "그래도 난 정말 싫어요. 
      그건 결국 내가 그 성에 갖히게 되는건데요."라는 대화였다. 
      그러면서 그 떠돌이는 한사코 거절했다. 
      참으로 떠돌이의 특성을 잘 표현하였다고 생각한다. 
      
      이 대화는 자유와 소유라는 면에서 정말 긍정이 가는 말이었다.
      소유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면 그 소유하는 것들이 사람을 
      소유하게 되므로 사람은 결국 부자유스럽게 되고 말 것이다. 
      소유가 사람을 속박한다는 생각에 짜릿한 자극까지 일어났다. 
      물론 소유하는 것이 너무 없어도 문제다. 
      그러면 사람은 자신을 유지조차 하기 어렵기에 말이다. 
      영화는 계속되었지만 나는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하면서 
      텔레비전을 응시하고만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보석말고도 가진 게 참 많다고 생각했다. 
      움직이며 일할 수 있는 손과 발 그리고 머리를 가졌다. 
      생각도 지식도 마음도 갖고 있다. 
      이것만 해도 유지비가 들고 신경을 써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인데 하는 생각을 했다. 
      다칠까 걱정, 병날까 걱정 그리고 남의 상식을 배우느라고 투자한 돈, 시간, 
      정력 이것만 해도 그대로 유지하며 산다는 것은 사실 힘든 것이 아닌가.
      
      우리의 주변 이야기들과 개인들의 주장하는 내용들을 들어 보면 
      대개는 잡다한 말을 주고받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 대화가 끝나면 일반적으로 침묵은 금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내가 나를 걱정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걱정하겠냐만 그렇다고 나를 
      강조하고 피아르하는 이 시대의 사조 속에 자연히 생겨나는 문제들이 많다. 
      즉 자신을 자신의 성 안에 가두어 버려 남들의 
      객관성으로부터 고독해 지는 경우가 많다. 
      위의 떠돌이는 성을 쌓으면 자유를 잃는다는 주장이었지만 흔히들 자신의 
      주변에 성을 쌓아야 자유롭게 활동하는 줄 아는 차원 낮은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서로 나름대로 잘난 것은 사실이다고 인정해 보자. 
      그리고 그 잘난 점들을 서로 환영해 보자. 
      나도 그도 담을 쌓을 필요가 없다. 
      사는 데에 적어도 담을 쌓는 경비와 수고는 절약할 수 있어야 되겠다. 
      이것만도 우선 벌고 들어가는 것이다.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자기에게 속하도록 해야 편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보면 사람의 목숨은 자신만을 위한 자신의 것만이 
      아니라 이웃을 위한 생명이기도 하다. 
      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은 국가의 것이기도 하고 
      부모의 것이기도 하고 등등 인류의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국가만의 것도 아니고 부모만의 것도 아닌 
      모든 차원의 의미를 내포한 사람의 생명이며 이 생명이 활동하는 
      자신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결론이 나온다.
      
      사람들의 자유, 평화, 안전, 행복 그게 뭐냐고 물어보아야 하겠는가. 
      그게 다 이런거라는 답밖에 무슨 나올게 있겠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