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요리 좀 드시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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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요리 좀 드시지오.  (마태오 13,24-43)  
       
      "어쩌면 그렇게 말을 잘 알아듣는지, 눈치도 얼마나 빠른지 몰라요. 
      신부님, 참 요놈 보통 내기 아니에요." 어느 가정의 예쁜 강아지. 
      그 강아지를 내가 무릎에 올려놓고 쓰다듬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래? 어디 볼가? 이놈, 너 미워!"했더니 "깽!" 소리를 내면서 
      주인한테 날쎄게 가는 바람에 소름이 오싹. 이리와, 하니까 
      다시 오며 내 얼굴을 힐긋 쳐다보는 것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나는 개들을 좋아합니다. 
      귀엽든 어떻든 개들만 보면 어떤 정을 느낍니다.
      
      주인은 나를 보며 "신부님, 요놈이 말까지 하면 참 좋을 거예요." 
      이 말에 잠시 묵묵, 순간 머리에는 개들에 관한 많은 일들이 
      나름대로 분출 했습니다. 결론으로, 
      개들이 말을 하면 절대로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이 강타 했습니다. 
      그 억울함, 분함, 섭섭함, 기막힘, 한스러움을 어찌 말로 다 표현 하랴는 
      생각에 한숨까지 절로 나올 지경을 지나 가슴이 툭탁 거리는 
      전이적 심정을 느꼈습니다.
      
      개 같은 놈, 개 새끼, 개 종자, 개 망나니, 개 지랄, 개똥 
      - 이건 욕을 하는게 아님 - 개 팔자니. 하여튼 우리 민족만큼 
      개를 욕되게 입에 담는 민족은 없으리라 봅니다. 
      그렇게 개의 욕을 하면서 개를 그토록 맛있게 잘 먹는 이유는 
      그게 몸에 그렇게 좋다지오? 
      특히 삼복 더위 때면 보약으로 평가도 높습니다. 
      아니, 그런데 만일 개가 말을 할 줄 안다면 그 그 그. 
      생각만 해도 심장이 멎을 그런 그 그. -개 편드는 것 생략 -
      
      못된 인간에게 뱉고 싶은 온갖 욕을 개한테 덥씌우면서도 
      그런 개를 바로 그 입으로 그렇게 즐겨 모신다는 것은 
      신기한 어떤 역학 원리가 내재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토속, 보약, 욕구 불만, 의존, 복종, 보호, 애정, 공생 등의 
      상관 원리같은 신기한 관계 말입니다.
      
      오늘의 특별 메뉴는 이 상관 원리의 역학 중에서 미움과 즐김, 욕설과 
      애정 등의 조화 원리를 뽑아 내어 삼복 중 고급 요리로 지면 식탁에 
      올려 드리는 바입니다. 끝과 끝은 통하게 마련이고, 음양은 조화를 이루며, 
      서로는 상대성으로 존재 하는데, 악인의 존재 이유는 이해 못하겠다니 참, 
      인생에  보약으로 얼마나 좋은데! 저의 요리를 좀 드시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