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운전 365일 안전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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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운전 365일 안전했는가 
      
      1992년이 빨리 왔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한 1991년 같다.
      걸프 전쟁, 소련의 엄청난 변화, 남북의 의아한 대화 등으로 
      정세가 머리를 얼떨떨하게 했다. 
      사람들의 존재 면으로는 인간 경시의 풍조가 용처럼 이모저모로 
      세차게 꿈틀거렸고, 문화 생활면으로는 주차난, 교통 지옥 등의 
      가중이 짜증의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왜 그런지 92년에 기대를 걸도록 밀어붙이는 연말 기분이다.
      
      "인생 안전 운전 365일 오늘은 인생 감정의 제동 장치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고 시작하고 싶은 이 글이다. 
      자동차는 날이 가고 많아지면서 질적으로 좋아지는 게 상례인데 
      우리 인간들은 오히려 점차 문제화되어 가는 추세가 강하다. 
      자동차는 제동 장치가 정확하게 작동되어야 제대로 생긴 자동차라고 인정한다. 
      무엇보다 우리 생명의 안전을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고들 한다. 
      이렇게 자동차의 안전 장치로 안전을 받는 인간들은 오히려 
      자신의 제동 장치가 고장난 줄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느껴진다. 
      특히 금년을 돌이켜 생각해 보건대 그렇다. 
      이런 인간들은 모두 영창이라는 공장이나 참애덕(愛德)의 굴레에 들어가 
      재정비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우선 국민의 생활을 위해 뽑힌 최고 엘리트 의원들이 있는 국회부터 살펴보면 
      감정의 제동이 잘 듣지 않아서 서로 부딪히며 여기저기 울퉁불통 해지는 
      사태가 많이 보였다. 볼거리가 참말 아니었다. 
      일반 사회에서도 이와 다를 바 없이 살인이다 강도다 인신 매매다 
      폭력배다 등의 사건들을 보면 역시 많은 인간들이 제동 장치가 
      몹시 고장난 상태라 본다. 
      이혼율의 상승, 엄청난 낙태의 자행은 더구나 인간 감정의 제동 장치가 말을 
      안 들은 경우로 누구나 남을 나무랄 수 없는 우리 개개인의 감정 사항들이다.
      
      자동차가 잘 가는데 의미가 있다면 
      그 잘 가는 방법은 잘 서는 방법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들 역시 감정적 동물이니만큼 감정의 활동은 안정할 수 있는 능력으로부터 
      감정 활동의 발산이 시작되어야 사람다운 사람이다고 비유를 끌어들일 수 있다. 
      무작정 아무 곳으로나 달리는 자동차는 무조건 기름을 낭비하는 
      국가적 손실을 뜻하듯 우리도 감정을 무작정 발산하는 것은 
      인생을 무가치하게 사는 정서 남용의 흉칙한 사태일 것이다.
      자동차의 제동 장치는 신호를 지키기 위해서나 
      차 간의 안전 거리 확보를 위해서 또는 위험한 장소, 노면의 상태에 따른 
      안전 유지를 위해서 작동되어야 한다. 
      그래도 제동이 제대로 안 되거나 실수를 하면 
      사건은 사건대로 터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자동차를 달리는 흉기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인간도 타인과의 안전거리 유지, 삼강 오륜이나 윤리성 등의 
      사회적 통념을 최소한으로 한 양심이라는 신호등을 주의해서 지켜야 하고 
      분위기가 울퉁불퉁하면 감정의 제동을 걸 줄 알아야 한다. 
      내 감정만을 발산하겠다는 것은 천하의 쓸모 없는 인생 흉기라 본다. 
      거리의 신호등이 혹시 고장 나면 안전 운전을 위해서 사방을 두루 조심해 
      살피면서 진행하듯 인간도 자기의 양심이 어두워져 신호등이 
      안 보인다면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가 하는 남들 내부의 신호등이라도 
      좀 읽어서 맞출 줄 알아야 하지 않는가.
      
      어쩌면 이렇게 자동차의 안전 장치에는 신경들을 쓰면서 
      인간을 위한 안전 장치는 전혀 고려치 않을가? 
      자동차의 안전은 인간의 안전을 위한 안전 방안인데도 
      오히려 인간을 자동차의 안전 밑에 깔아 버리고 사는 인간들이 많다. 
      이런 인간을 일컬어 고장난 상태를 지나쳐 망할 놈이라는 말들을 썼다고 본다.
      
      내년에는 인생 안전 운행 365일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92년의 인생 안전 운전 감정 조절을 잘 합시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