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역기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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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의 역기능 (1)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예의가 바르고 희생심이 강하며 끈기가 있고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입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우리 쪽에서 
    먼저 전쟁을 일으켜서 남의 나라를 친 적은 없었습니다. 
    언제나 우리가 당하고 그것을 이기지 못해 고생을 했지만 그렇다고 
    나라를 잃지는 않았습니다. 일제 치하 36년의 어두운 과거가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그들이 우리 말과 우리 글, 우리 민족혼을 없애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신문, TV 등 매스컴을 보면 나라의 앞일이 걱정이 되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일제치하 말엽 우리나라에 신문이 처음 생길 때만 해도 당시의 신문들은 우리 
    겨레의 앞날에 횃불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와서 우리의 신문이 
    우리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10년 혹은 20년 후의 겨레의 앞날에 오늘의 
    신문이 어떤 보탬을 주고있는가를 생각하면 깊은 회의를 지나 암담하기 조차 합니다. 
    우선 신문을 펼쳐보면 신문 지면이 온통 광고 투성이입니다.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한 방법으로 신문을 만드는 것 같이 보입니다. 
    그 신문이 몇 십 만부 나간다고 하니 조그마한 광고 하나에도 몇백만원을 줘야 
    광고가 나갑니다. 우리들 독자가 그 신문을 봐주니까 그렇게 받는 겁니다. 
    
    방송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 광고 때문에 신문사가 돈을 벌고 또 방송사들이 흑자를 내는 겁니다. 
    그런데 왜 오늘의 매스컴이 그렇게 도와주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지 
    못하고 험한 이야기만 싣고 있는지 도대체 저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신문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률이 
    30%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머지 70%는 책상을 비워두고 사무실에 
    나오지 않고 현장에서 뜁니다. 출퇴근 시간을 신문사의 출근시간에 
    맞추지 않고 자신이 맡은 사회의 각 현장의 출근 시간에 맞추어 
    그들과 함께 살면서 현장의 소리를 생생하게 취재해서 기사화 합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신문사 사회부 기자들은 주로 어디에 가서 취재를 하느냐 
    하면 대부분이 경찰서에 가서 합니다. 제가 명동 성당에 있을 때 가까이 있는 
    중부서에 가보면 거기에는 따로 기자실이 있을 정도로 기자들이 많이 와서 삽니다. 
    그들은 아침에 잠시 신문사에 출근을 했다가 경찰서에 와서 하루 종일을 
    거의 그 곳에서 보냅니다. 
    
    사회부 기자들이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대중 속에 섞여서 대중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그 실상을 봐야 대중의 소리를 실을 수 있고 
    사회를 선도하는 기사를 쓸 수 있을 텐데 하루 종일 경찰서에 가만히 
    앉아 있다 보니 자연히 사건 기사밖에 더 쓸 것이 없는 것입니다.
    
    나쁜 짓을 해서 경찰서에 잡혀오는 사람이 전 국민 중에 과연 몇 %나 되겠습니까?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 범죄하는 데만 좇아 다니며 기사화 하다보니 마치 
    우리 나라가 범죄의 천국인 양 국민들이 착각을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정상적으로 평안히 사는 사람, 사회적으로 옳고 좋은 일 하는 사람이 기사꺼리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