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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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서의 미덕    
    
    사무엘 하권에 나오는 다윗왕의 이야기를 보면 
    다윗왕이 사울의 친족에게서 갖은 욕을 당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불한당 같은 놈. 나라를 빼앗은 놈. 살인자!”
    다윗왕은 별의 별 욕을 다 듣습니다. 곁에서 그 광경을 보다 못한 한 장수가 
    다윗왕에게 “무엄하게도 임금님을 욕하는데 그냥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제가 가서 당장 저 녀석의 목을 자르겠습니다. ”라고 했지만 다윗왕은 
    “그냥 내버려 두시오. 혹시 주께서 내가 당하는 이 비참한 꼴을 보시고 
    오늘 내가 받는 이 저주 대신에 복을 내려 주실지 알겠소?”
    하며 자리를 옮겨 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다윗왕의 태도를 묵상해 보면 사람이 덕을 많이 쌓다 보면 
    이렇게까지도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친척이나 친구, 이웃과 함께 살다 보면 때때로 가까운 사람이나 
    또는 이웃으로부터 생각지도 않은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수가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참기 힘든 모욕과 멸시를 받을 경우도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또는 인격적으로 그런 피해를 당했을 때 
    우리는 그런 피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억울하게 피해를 당했는데도 항거할 힘조차 없어 
    그대로 당하고만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항거할 힘 항거할 능력이 충분히 있는데도 참고 당하는 이도 있습니다. 
    
    덕(德)이란 바로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자기가 당한 상처, 
    자기가 당한 피해를 보복하지 않고 참고 견디는 데서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의 살아온 길을 되돌아 보면 모두가 완전할 수만은 없는 것입니다. 
    잘못한 것이 잘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 우리들의 과거입니다. 
    그 잘못한 것이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되씹어서, 되새김해서 이런 방법으로 
    폐기 처분할 수만 있다면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과거의 잘못은 무조건 다 잊어버리고 사는 것보다 영원하신 하느님 앞에 
    이런 기회, 즉 주변에서 오는 억울한 피해를 당할 그 때마다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며 “주님, 제가 이것을 참고 견딜테니 대신 제가 과거에 지은 잘못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라고 기도 드릴 수만 있다면 피해를 당해서 
    분하고 억울한 그 순간도 잘 넘길 수가 있고 
    또한 과거에 지은 자신의 잘못도 보속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참다운 보속의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다윗도 자기 자신의 잘못 (자기 부하의 아내를 취한 것이 그에겐 너무나 큰 
    잘못이었습니다) 때문에 일생 동안 왕직(王職)을 통회의 왕직으로 살았습니다. 
    다윗왕이 참으로 좋은 시를 많이 썼습니다. 그 시들을 읽어보면 
    깊은 통회와 찬미, 감사, 당시 이스라엘 민족의 신앙심을 저절로 불러 
    일으키는 참으로 성령이 충만한 시들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했으면 자기를 뉘우치는 마음이 그토록 깊은 통회로 나타날 수 있었으며 
    찬미와 감사가 다른 이들의 신심을 불러 일으키게끔 할 수 있을까,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다윗왕의 그런 큰 덕스러움이 바로 자기를 향해 
    욕을 퍼붓는 그 사람을 죽이겠다고 나서는 신하에게 “두어라. 내가 당함으로써 
    주께서 내게 내리실 재앙을 복으로 바꿔주실 줄 아느냐?”
    하는 깊은 믿음으로 승화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느님을 생각하고 또한 하느님께서 지으신 우주 만상을 생각하며 시를 쓰고 자신을 
    낮추는 그 마음이 오늘 우리 성직자, 수도자들이 바치는 성무 일도의 요체입니다. 
    우리들 보통 사람들로서는 참으로 하기 힘든 일입니다만, 
    그러나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누구나 따라 하실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 그런 덕스러움으로 우리들의 신앙을 키우고 또한 그런 신앙을 
    밑바탕으로 보다 큰 덕을 쌓아 가시길 바랍니다. 
    
    사무엘 하 15장 13절에서 14절, 30절, 16장 5절에서 13절 
    마르코 복음 5장 1절에서 2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