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무거운 짐 벗고 가벼워지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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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 무거운 짐 벗고 가벼워지려거든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가 보니 언뜻 꾀많은 당나귀에 대한 동화가 생각납니다. 
    어떤 사람이 당나귀를 데리고 시장에 가서 소금을 사서 당나귀 등에 실었습니다. 
    당나귀는 소금 짐을 무겁게 지고 주인을 따라 길을 걸어 갔습니다. 
    저만큼 앞에 개울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개울 바닥에는 돌이 풀이끼를 입고 있어서 미끄러웠습니다. 
    당나귀가 잘못해서 그만 발을 헛디뎌 개울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뒤, 일어나서 보니 당나귀는 제 등에 진 소금짐의 무게가 훨씬 
    가벼워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금이 물에 녹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아하! 그런 거구나! 이거 잘 됐다.’ 당나귀는 그때부터 개울만 있으면 일부러 
    미끄러지듯이 쓰러져서는 조금씩 소금을 줄였습니다. 자꾸만 그러다가 보니 
    끝내는 당나귀 등에는 빈 자루만 뎅그러니 남게 되었습니다. 
    나귀 주인은 당나귀가 꾀를 쓴 것을 알고 혼을 내어주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그 다음 장날 주인은 장터에 나가 이번에는 솜뭉치를 사서 당나귀 등에 실었습니다. 
    솜뭉치를 자루에 담아 져 보니 그게 뭐 별게 아니거든요. 
    그러나 당나귀는 그 짐도 꾀를 써서 좀 가볍게 하고 싶었습니다. 
    ‘좋다! 개울만 나와라. 또 쓰러져서 이 짐을 가볍게 하리라!’ 
    드디어 개울이 보였습니다. 꾀많은 당나귀는 잘 만났다 하며 개울에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일어나 보니 생각과는 달리 짐이 오히려 무거워진 감이 있었습니다. 
    ‘아하! 이거 내가 물에 자빠질 때 모양이 잘못돼서 그런가 보구나. 
    이번엔 제대로 넘어져야지.’ 그러고서는 발라당 자빠졌습니다. 그러면서 제딴엔 
    머리를 쓴다고 한참동안을 물속에 허우적거리며 실컷 물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런뒤에 일어나 보니 웬걸, 솜이 있는대로 물을 가득 먹어서 당나귀는 
    덧정이 떨어지도록 진땀빼는 고생을 했다는 ‘꾀많은 당나귀’ 이야기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하시며 무거운 짐진 사람들을 가볍게 
    해 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어떤 사람은 성당에 나와서 무거운 짐을 가볍게 
    느끼면서 신앙생활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성당에 나가면 
    모든 일도 잘 되고 건강도 좋아지고 사업도 더 잘 된다고 해서 성당에 다녀보니 
    그게 아니거든요. 죄를 짓지 말라고 하지요, 거짓말도 못하게 하지요, 
    주일을 꼭 지키라고 하지요, 교무금을 내라,헌금도 해야지요, 
    그러면서도 또 있는 것은 남에게 나눠주라고 하지요. 
    그런 것들이 그에게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자신이 지금 살아있는 세상, 성당 밖의 세상이 훨씬 가볍게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잘못 깨닫고 끝내는 성당을 외면하고 돌아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스스로 알게 될 세상 모든 것들의 헛됨, 
    그것을 깨닫고 ‘뭔가 영원한 세상이 있다. 
    도대체 사람들이 지니고 가지고 있다는 것들이 무엇이냐?’ 하며 그 모든 
    것들을 깊이 생각하고 뉘우치면서 성당에 와서 주님 앞에 모두 바쳐버리고 
    “내게 있는 모든 것이 오직 당신 것입니다.”할 때 사람들은 가벼워집니다. 
    영원하신 주님한테서 그 모든 것이 녹아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에게서 뭔가 얻어가려고 하면 무거워지고, 
    주님에게 무엇인가 바치려고 하면 가벼워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