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해야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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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해야 될 일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서 사십일의 단식 고통을 참아 
      받으셨습니다." 라든지 "우리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밖혀 
      돌아가셨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는 교구청에 근무하였므로 점심 시간이 낮 12시부터 
      시작하니까 시간을 맞춰 주교관 식당으로 가곤 했습니다. 
      국, 밥, 반찬 그리고 식탁이 준비되어 있는 
      깨끗한 식탁이 나를 반가이 맞아주었습니다. 
      구수한 냄새와 훈훈한 식당의 습도는 포근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은 "참, 고맙다. 참, 감사해야 되겠다."는 것이었니다. 
      회합, 서류 작성, 전화, 결재 검토, 의안 정리, 작성 등으로 신경을 쓰며 
      뻐근하게 근무하다가 식당에 가기때문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식탁을 보면 제가 직접 준비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방의 언니, 아주머니들이 그동안 바로 이 모든 것을 
      전부 준비한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준비해 주지 않았다면, 또는 내가 직접 해 먹어야 한다면 
      시장보기, 다듬기, 씻기, 양념하고 끓이고 지지고 볶는 일들을 해야 되는데... 
      생각해 보니 도저히 자신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주방에서 이렇게 수고하시는 분들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생각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발령으로 이동하여 이곳에 왔다가 
      얼마 있으면 다른 곳으로 갈 것. 내가 돈을 벌어다 주는 관계는 아닙니다. 
      인생을 책임질 무촌이나 1촌 관계도 아닙니다. 
      인간적 애정을 주고받는 건 더구나 아닙니다. 
      그렇다고 각기 자기가 살기 위한 방법일 뿐이라고 
      냉혈적으로 보기에는 본심이 아예 허락치 않습니다.
      혼자 살으려면 모든 것을 혼자 하면서 살아야 정당한 것인데, 
      대신 음식을 장만하여 먹는데 지장없이 해 주는 분들께 독신자로서의 
      고마움을 느끼는 그 심정을 아마 남들은 헤아리기 힘드실 겁니다. 
      사람이 주는게 있으면 받는게 있는 세상인데 받기만 하고 
      주지 못하는 심정같은거 말입니다.
      
      제가 피력한 한 끼 식사 준비에 고맙다는 표현이 이해 된다는 분이라면 영원한 
      생명을 준비해 주신 예수님께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리 없으리라 봅니다. 
      엉터리 계산이지만 식당에서 느끼는 고마움에 곱하기 
      영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영원한 세계의 내막을 알려 주셨고, 
      당신을 음식으로 주셨고 등을 헤아리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