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로 성인이 보내온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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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자로 성인이 보내온 원고 (요한 11,1-45)  
      
      "글쎄 저는 누가 불러서 나와 보니 남들이 내가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겁니다. 
      죽은 후에도 저는 있으면서, 뭘 보았는지는...." 하는 말을 만나는 
      사람들 마다 매 번 해 주어야 했습니다. 
      어디를 가나 항상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하느라 혼났습니다. 
      차라리 다시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현대인들이 쓰는 녹음기가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해 보았는데 
      그것도 별 도움은 못 되었을 겁니다. 
      여하튼 인간들은 뭐든지 직접 보고 들어야 되니 말입니다. 
      저의 말을 듣고도 믿지 않고, 자기와는 무관하게 생각하는 데에서 
      저는 아예 질려 버리곤 했습니다. 
      
      내가 살아난 라자로라고 내 입으로 직접 이야기를 해도 살아나는 순간을 
      못 보았다면서 꼬치 꼬치 묻는데는 숨이 막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께 말씀 드립니다. 
      죽었다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는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이 좋아할 지 싫어할 지 무서워할 지 지겨워할 지 생각해야 합니다.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도 다시 고려해야 된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죽을 텐데도 전혀 무관한 일인듯 살기 때문에 죽음을 직접 
      체험한 저와는 사는 목적이 달라, 설명하기에 제가 지쳐 버리곤 했습니다. 
      제가 죽은 후 다시 살아난 것은 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까. 
      그러니 죽어도 있어야할 자신을 위해 지금 자신을 가꾸어 꾸미기에 노력해야 
      된다고 그렇게까지 말해도 도대체 통하지가 않아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이런 뜻을 깨닫게 하느라고 죽도록 애쓰다가 
      그만 지쳐서 결국 다시 죽어버리고 만 라자로입니다.
      
      실은 저의 부활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리기위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위한 도구가 된 것을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교우 여러분, 저의 부활 금년도-33주년을 기하여 
      이기정 신부님의 특별한 요청으로 지면을 통해 이렇게 현대인 여러분에게 
      다시 알리게 된 것에 대해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 올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