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계신 환자들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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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계신 환자들을 생각하며
      
      오늘 이 시간 병실에 누워 계신 분들에게 저의 가슴에 분홍색 장미와 같은 
      온정을 담아 밝고 맑은 표정으로 찾아뵙는 마음으로 방송을 합니다. 
      어제 밤엔 잠을 깊이 제대로 잘 주무셨습니까? 통증은 심하지 않으셨습니까? 
      밤이 혹시 지루하게 길지는 않으셨습니까? 
      누워 계시니까 별별 생각이 다 나시겠지요. 
      우선 저는 이렇게 눈가에 미소를 지으며 지금 청취하시는 바로 병석에 
      누워 계신 당신에게 병문안 올립니다.
      
      오늘은 28일 토요일입니다. 얼마 전 카메라를 메고 야외로 사진 찍으로 
      나갔었는데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특히 분홍색 진달래는 
      군데군데 피워 놓은 장식용 모닥불같이 아주 예뻤습니다. 
      정말 그 꽃들을 한아름 따다가 당신에게 드리고 싶었는데.... 
      그만 그냥 오고 말았습니다. 
      꽃송이들이 너무나 황홀한 색채를 아무 거리낌 없이 모두에게 반기며 보여 
      주는 바람에 저는 신비한 매력과 질투심까지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 날은 제가 사진을 찍기 위해 나선 날이었습니다. 
      꽃송이들을 마크로 렌즈를 통해 파인더로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초점을 
      마추다 보니 돌연 꽃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꽃송이들이 보봉실 영글어 매달린 꽃가지 몇 개가 심하게 꺽이고 
      찟기운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죽고 마른 나뭇가지가 뒹굴어 있는 걸 보니 아마 옆에 서 있는 큰 나무가 
      바람이 부니까 자신의 죽은 가지를 할 수 없이 떨어뜨리는 바람에 
      억울하게 받은 봉변일 거라고는 판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가련한 꽃나무 가지를 보면서 언젠가 부러진 호박 줄기를 치료한 적이 
      있었는데 그 생각이 얼핏 떠올랐습니다. 그 때가 초여름이었을 겁니다. 
      호박 줄기는 한참 올라가 호박잎들을 막 선보이기 시작했을 때였는데 강아지가 
      지나가다가 건드려서 그만 찢어지며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호박 줄기가 얼마나 통곡을 했겠습니까. 
      그러나 사물에 무딘 저는 패내어 버릴까도 생각하다가 좌우간 나무를 대고 
      원래의 모양대로 잡아매어 주고 그곳까지 흙을 돋우어 묻히게 해주었습니다. 
      약 일 주일 정도 지난 후 헤쳐서 보았더니 아주 단단하게 원상 복귀된 것을 
      보고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하튼 부러진 꽃가지의 옆에 일단 앉아서 사진기를 움켜쥔 채 멍하니 
      푸른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겼드랬습니다.
      제가 그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씀을 드릴가요 말가요. 
      에이, 말씀 안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병원에 계신 환자님들에게 
      일일이 꽃이건 뭐건 선물하고픈 마음인데, 뭔가는 드려야 되겠고, 
      그래서 차라리 다른 것보다 숙제를 드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멍하고 하늘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겠는지 오늘의 숙제로 드립니다.
      
      이 시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늘을 나름대로 열기 시작합니다. 
      몸이 허약한 사람은 허약한 대로, 건강한 사람은 건강한 대로 말입니다. 
      그렇지만 각자 자기의 하루라고만 생각하면 이기심만 기르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 기왕이면 여러 사람들을 의식하며 그 안에서의 
      자기라는 것을 생각하시면 오늘 하루의 뜻이 더 깊어지리라 봅니다. 
      기왕 그런 생각하는 중에 건강하신 모든 분들께서는 병실에 누워서 힘들어 
      하시는 환자들을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환자분들이 못 다한 일을 내가 더해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이라든가 또는 
      마음으로 모든 병원에 메시지를 보내 주셔도 좋습니다. 
      즉, “격려합니다. 
      힘을 내십시오. 곧 회복될 거라고 확신을 가지셔야 합니다.”라고 
      속으로나마 말해 보도록 합시다.
      
      하루가 시작됩니다. 우리 주변의 허약한 모든 사람들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며, 
      자 오늘을 시작합시다.! (아침 방송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