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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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그 웃음이 
      
      늘상 다니던 길인데도 어느 날 거리를 걷다 보면 새삼스럽게 
      무엇인가 느껴지는 일들이 있다. 명동의 골목길을 저녁 8시쯤 
      걷노라면 사람들을 삭삭 비끼면서 걷는 재주를 부릴 줄 알아야 한다.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걷기에는 짜증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부딪히고 채이고 멈추고 틀고 비비고 스치고의 연속 속에서도 
      방관적 심사의 사람들이 명동을 걷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짜 보았다. 일이 있어 명동 거리를 걸을 때마다 
      어느 날은 눈화장 시선 모양을 검사, 귀거리를 감상, 의상을 유심히, 구두를, 
      스타킹을, 입술의 색갈과 모양 또는 무엇을 들고 다니는지 등 여러 가지를 
      바꾸어 가면서 보기로 했다. 그 날은 의상을 유심히 하나하나 눈 여겨 개성미, 
      활동성, 색상, 옷감, 체격에 어울림 등을 살피다가  뭉뚱그리며 
      떠오르는 것이 적극성, 스피드, 구분성 같은 것이라 생각하는 중이었는데 
      젊은 여자들의 깔깔대며 웃고 가는 모습이 나의 생각을 더욱 강열하게 
      지지해 주는 듯했다. 바로 이 웃음이다! 
      정말 재미있고 깨끗하게 웃는 웃음소리였다. 
      소리만이 아니라 온 몸이 웃는 것이었다. 
      잡아 흔들고 꼬집고 치면서 스텝도 허리도 가슴, 손, 머리도 
      모두 웃음에 동원되는 것이었다.그 젊은 여자 아이들이 웃으며 발산하는 
      에너지의 파장이 나의 온 몸에 생기를 주는 것이었다. 
      명동 거리가 유난히 아름답게 보였고 그 아름다움이 
      갑자기 커지면서 대한 민국이 온통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이 웃음이 지금 우리 나라를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변혁의 행진 소리라고도 
      느꼈다. 국회의 아우성치는 잘난 고함소리가 아니다. 
      능구렁이의 엉큼한 숨소리 같은 고위층들의 점잖은 한 말씀도 아니다. 
      법정 판결후 내리치는 방맹이 소리도 아니라고 혼자서 신나게 결단해 버렸다. 
      바로 저런 웃음이 평화를 발생하는 폭발물이다고 계속 중얼거리다 보니 
      이미 나의 입술은 벌어져 있었고 오염된 공기는 마음 놓고 드나들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매우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