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방식대로만 우리를 돌보시는 주님       

어미염소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4마리 염소가 각각 1마리씩 모두 4마리였습니다. 
그 중 한마리가 어미염소의 배 밑에 깔려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드럼통을 반으로 갈라서 안에다 짚을 깔고 산실(産室)을 만들어줬었는데 
비좁아서 그리 된 것입니다. 또 한마리 새끼염소는 울밖으로 나갔다가 
턱이 높아서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서 떨다가 얼어죽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다 관리인의 잘못 때문에 죽은 것이었습니다. 

어느날 밤 10시 쯤 염소가 다 들어간 줄 알고 덧문을 닫고, 그날 밤은 
폭풍우가 요란하여 창밖에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한 채 잠이 들었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깨어보니 새끼염소가 밤새 내린 비를 흠씬 뒤집어쓰고 
앙상하게 젖은 채 지친 상태로 울밖에 엎어져 있고 울안에서는 어미염소가 
동동걸음질을 치며 울부짖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얼른 안아다가 어미염소가 있는 울타리 안에 넣어줬더니 어미염소는 
혓바닥으로 새끼염소의 온몸을 핥고 새끼염소는 어미의 젖을 빤다고 
하기보다는 마치 쪼아대듯이 달려들며 품을 찾았습니다. 
사람 탓으로 또 한마리의 새끼염소를 죽일 뻔한 것입니다. 

하느님은 참으로 용하신 분이십니다. 
이 우주만상, 넓은 공간의 그 많은 것들을 어쩌면 이렇게도 정확하게 
잘 돌보시나 하고 참으로 감탄치 않을 수 없습니다. 
봄이 되어 이산 저산에 진달래가 울긋불긋 피어나고 동구밖에는 복숭아꽃이 
그 찬란한 분홍빛을 띠고 만발해 있습니다. 어느새 햇풀이 돋아나 새파랗게 대지를 
덮고 그 틈새로 알에서 깨어난 풀벌레들이 먹이를 찾아 땅위를 기어다닙니다. 
참으로 오묘한 대자연의 흐름속에서 우리 인간이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다리 하나, 가스파이프 하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우리들 인간입니다. 성수대교가 붕괴되어 많은 인명피해가 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아현동 도시가스폭발에 이어서 이번에는 또 대구에서 
가스폭발사고가 일어나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인간이 돌본다는 것은 결국 이렇게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인간은 하느님을 경배해야 하며 찬미해야 합니다. 
만약 태양을 인간에게 돌보라고 했더라면, 만약 비와 바람을 인간들이 
관리하도록 내버려 두셨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겠습니까? 
몇마리 새끼염소 마저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우리들 인간이라는 걸 
하느님께서 미리 알고계셨음이 오직 다행할 뿐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고 분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십자가에 처형되신 후에 제자들이 믿으려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제자들을 돌봐주시기 위해서 나타나셨던 분입니다. 
그 제자들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서 오시겠다는 주님을 기다리지 않고 
시골로 갔었고, 저들 멋대로 고기잡이를 나갔고, 그러나 밤새도록 잡았어도 
단 한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그 제자들을 돌보려고 주님은 나타나셨습니다. 
“밤새며 잡았는데, 얘들아 뭘 좀 잡았느냐?” 하시며 손수 숯불을 피우시고 
허기진 제자들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하셨던 자상하신 그분이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세번씩이나 “너 나를 사랑하느냐?” 고 연거푸 물으셨습니다. 
본인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를 사랑하느냐?’ 고 묻는 경우는 없습니다. 
주님께서 베드로, 즉 자신의 제자를 얼마나 지극히 사랑하셨으면 그
렇게 세번씩이나 물으셨겠습니까. ‘너 나를 사랑하느냐?’ 는 질문은 
곧 ‘나는 너를 사랑한다’ 는 깊은 애정표현이었습니다. 
그토록 우리를 사랑하시며 돌봐주시는 분이 우리 주 예수이십니다. 

주님은 우리 인간들을 결코 그대로 내버려두시지 않습니다. 
보잘 것 없는 풀벌레까지 돌보시는 주님께서 자기 모상대로 지으신 인간들을 
왜 돌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다만 우리의 잘못된 판단을 고쳐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주님 방식대로 제자들을 돌보셨습니다. 제자들의 머리로, 
제자들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돌보셨더라면 국가를 세워 로마를 멸망시키고 
제자들에게 권력을 쥐게 해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영원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 방법은 하느님의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주님 방식대로 
그들을 돌봐주셨기에 오늘날 그 제자들은 성인이 되었습니다. 
주님 앞에 우리의 방법을 제시하며 돌봐달라고 하지 마십시오. 
재산을 갖게 해주십시오, 권력이나 명예를 갖게 해주십시오, 
아무리 청해 봤자 그분은 들어주시지 않으십니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은 마귀의 앞잡이가 되어 결국은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인간이 아무리 조건을 붙여 애원하여도 우리 인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그분 스스로 잘 알고 계시기에 우리가 제시하는 조건은 
들은 척도 않으시고 오직 하느님 방식대로만 돌보실 뿐입니다. 
우리는 오직 주님께서 돌보시는 방법을 믿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두려움이 없으며 멸망치 않습니다. 
우리의 조건을 제시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요구조건이 얼마나 바보스러웠던 
것인지 깨달아야 하며 우리가 돌보고 있는 것 자체도 하느님 방식이 아닌 
우리 방식대로 돌보고 있음을 스스로 깨우쳐야만 합니다. 

내 자식을 내 방식대로 돌보려고 했습니다. 
내 아내를 내 방식대로 돌보려고 했습니다. 
내 남편을 내 방식대로 돌보려고 했습니다. 
이 얼마나 부족한 생각이었으며 얼마나 부족한 믿음이었습니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태양을 안 맡기신 것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비와 바람을 
마음대로 관리하라고 안 맡기신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다만 하느님의 돌보시는 방법을 배우고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이 들어있는 성서를 보지 않고는 결코 
하느님께서 돌보시는 방식을 배울 수가 없습니다. 

이제라도 좋습니다. 
성서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돌보시는 방법을 배우고 가슴으로 느껴서 
우리가 돌보고 있는 대상을 하느님 방식에 맞춰 돌보아야 합니다. 
잘못된 우리 생활을 반성하고 부족한 우리 머리, 우리 생각을 하느님 방식에 
맞추는 그 순간 여러분은 진정 그리스도인이 되어 천상의 기쁨을 
이 땅위에서 만끽하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요한복음 21장 1절에서 19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