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 먹이를 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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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붕어 먹이를 주며...      
    
    제가 오래전에 숙소에서 열대어를 길러본 적이 있습니다. 
    어항 속의 물고기들은 제가 먹이를 줘야 먹고, 제가 물을 
    갈아주어야만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삽니다. 
    제가 햇빛을 받도록 해 줘야 물고기들은 햇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항에 형광등을 켜 주었습니다. 
    형광등의 자외선으로 어항속의 새 수초들이 돋아나 자라고, 물고기들은 그 속을 
    유유히 떠 노니면서 제가 넣어준 실지렁이를 먹이통에서 꺼내 먹었습니다. 
    그런 물고기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느라면 참으로 별놈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먹이통에서 먹이를 꺼내 먹으면서도 저 혼자 먹으려고 다른 
    물고기들의 접근을 힘으로 막는 욕심쟁이 물고기가 있는가 하면, 
    그래도 그 물고기의 눈치를 보면서 재빨리 인터셉트하여 먹이를 물고 나오는 
    놈도 있고, 또 어떤 녀석은 어향속을 열심히 쫓아 다니면서 큰놈이 물고 
    나오다가 흘린 찌스러기를 주워 먹는가 하면 또 어떤 놈은 밑바닥에 
    가만히 누워서 청소를 하듯이 떨어진 것만 주워 먹는 놈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괜히 먹지도 않으면서 먹는 놈 뒤만 좇아다니며 
    훼방만 놓는 녀석도 있습니다. 
    
    나는 미소를 띤 채 그 어항 속의 물고기들을 들여다 보며 네놈들이 아무리 
    그래봤자 내가 먹이를 주지 않고 물도 안 갈아 주고, 전등도 안 켜주면 살지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물고기들은 정말 하찮은 것들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물고기 중에서 내게 감사하는 놈이 한 놈이라도 있는 줄 아십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하기사 먹이를 주려고 다가 가면 아는 척을 하며 
    모여들고 갑자기 물고기들의 행동이 부산해 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먹이를 먹으면서 제가 곁에서 보고 있어도 제가 있다는 존재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감사한 표정을 짖는 놈도 전혀 없는 물고기들이었습니다. 
    
    저는 이놈들의 꼴을 물끄러미 보다가 시선을 돌려 창 밖의 높은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어항 속의 물빛처럼 파아란 하늘, 거기에 두둥실 
    떠 있는 흰 구름 몇 조각을 바라보다가 저는 갑자기 섬뜩해짐을 느꼈습니다. 
    내가 서 있는 이 세상,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하느님께서 지으신 거대하고 둥근 어항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어항 속의 물고기들처럼 살아 가는 우리 인간들......“너희들은 내가 
    주는 모든 것을 취하면서 정말 내게 고마운 줄을 알고 있느냐?” 
    하시는 그분의 음성이 어디에선가 은은히 들려 오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모두 우리에게 생명과 아울러 모든 것을 주신 하느님의 
    고마움을 느끼고 이 한평생을 감사하며 사는 참된 삶이 되도록 하십시다. 
    
    민수기 6장 22절에서 27절 / 야고보 4장 12절에서 15절 
    루가복음 12장 35절에서 4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