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근심이 기쁨이 되리니…
ㆍ조회: 945  

     
     
     ◆ 슬픔과 근심이 기쁨이 되리니…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울며 슬퍼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는 근심에 잠길지라도 그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제가 시골에 살 때 저는 조그마한 가게집에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을 잘알고 지냈습니다. 
    그분은 젊었을 때 농사도 짓고 저자거리에 나물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나가셔서 
    팔기도 하시면서 슬하에 아들 둘과 딸 셋을 잘 키우셨습니다. 
    이제는 그 아이들이 다커서 모두 시집장가를 보내시고 할머니가 되셔서 
    명절을 맞아 찾아온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보시며 좋아하시고 계셨습니다. 
    제가 우연히 그앞을 지나다가, 손자들이 노는 것을 뒷짐을 지신 채 물끄러미 
    바라보시는 할머니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할머니, 기쁘시지요?”
    “아이구, 그럼요. 이게 바로 천당이지, 천국이 어디 따로 있습니까? 
    사람이 다 제 마음먹기 따라 살 수 있다구 봐요. 
    이렇게 사는 것이 천당 아닙니까?”하시며 옛날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자기도 얼마 전까지는 걱정속에 살았다고 합니다. 
    자식들이 이젠 다 자리가 잡혀 그런대로 잘 살지만 ‘저것들이 자식들을 다 
    어떻게 키우나’ ‘저것들 공부는 또 어떻게 시키고’ 하시면서 자기처럼 
    자기 자식들이 아이들을 키우는데 고생할 것을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무렵 부부가 같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남편께서는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서 살아 퇴원을 하고 보니 처음엔 슬프고 허전했지만 
    어느 날부터 웬지 사는 게 기쁘고 그저 매사가 즐겁고 그렇게 되시더랍니다. 
    “저는 이제 교회에 가나 안 가나 이렇게 늘 천당에 사는 걸요 뭘.”하십니다. 
    “네, 할머니 맞아요, 정말 천당에 사는 거예요.” 
    하고 제가 맞장구를 쳐드렸더니 아주 기분이 좋아 하시더군요.
    
    우리 말에 보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슬픔은 기쁨의 어머니다’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슬픔은 자꾸 슬픔을 만들고, 기쁨은 자꾸 기쁨을 만듭니다. 
    즐거움, 기쁨, 만족 이런 것은 다 이쪽의 한 집안이고, 슬픔, 신경질, 고통, 
    속상한 것 이런 것은 저쪽의 다른 집안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쪽 집안과 저쪽 집안은 같이 살 수가 없고, 서로 연결되지도 
    않으면서 서로 배격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쪽 집안과 저쪽 집안은 서로 건너뛰어 넘어가야 하는데 그것을 건너 
    뛰는 것은 우리의 마음만 조금 핀트를 달리하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순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저렇게 돌려서 생각하면 고통도 
    기쁨이 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러나 이쪽 기쁨 속에 사는 사람이 슬퍼질 때는 점잖아져 보이지만 
    저쪽 고통 쪽에 있는 사람이 슬퍼질 때는 정신착란 같은 것을 일으키고 
    반항하거나 행악을 부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생의 단면을 생각해 보면서 오늘 우리 주님께서  
    ‘너희는 슬퍼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는 근심에 잠길지라도 
    그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하신 말씀을 생각해 봅시다. 
    슬픔과 근심이 곧 기쁨으로 바뀔 터이니 슬퍼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해산 날을 받아 놓고 진통을 두려워하는 여인처럼, 아이를 낳고 진통을 잊을 
    산모처럼 우리와 함께 고통을 딛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만나는 기쁨을 
    그분은 미리 예고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주님은 자신의 죽음 앞에서 차분히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 분이셨습니다.  
    슬픔과 기쁨이 곧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했습니다. 
    매사를 슬프게 보지 말고 매사를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하느님께서 
    우리 곁에서 그렇게 역사하기는 것으로 받아들여 매사를 기쁜 쪽으로 해석하는 
    버릇을 가지는 것이 천상의 맛을 미리 끌어와 맛보는 버릇을 가지는 것이며, 
    또한 우리가 가야 할 천당에 가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모든 것을 살아계신 하느님의 역사하심으로 받아들여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습관을 갖게 된다면 이미 우리는 하늘나라 식구로 이 세상에서 
    저 세상인 천상의 맛을 맛볼 수 있습니다. 같은 시간, 같은 나날, 같은 시장에서 
    같은 반찬을 사다가 요리해 먹고 사는 우리들이라면 같은 값이면 
    우리 인생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기쁜 쪽으로 돌리는 버릇을 들입시다. 
    
    사도행전 18장 9절에서 18절 / 요한복음 16장 2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