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만이 우리를 평안케 합니다 (2)    

그러나 8일 뒤에 다시 그 자리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셔서 
“자 봐라! 만져보아라. 내 옆구리에 네 손을 넣어보아라.”하시는 
그 순간 토마 사도는 여지없이 무너지며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면서 그의 신앙고백을 하고 맙니다. 

세상에는 이런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믿는 사도들은 평안했고 드디어 승리했습니다. 의심을 품고 따지고 캐고 
정확한 것을 요구했던 토마 사도는 결국은 졌습니다. 
그 후에도 토마 사도는 다른 사도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했고, 다른 제자들은 
지중해 연안을 돌며 로마 통치지역을 다니면서 전교활동을 했습니다만 
그는 멀리 북쪽 시리아를 통하여 희랍, 인도에까지 가서 전교활동을 했습니다. 
언어에 자신이 없었던 열명의 사도들은 라틴어가 통용되는 지역을 선호했고 
외국어에 능통한 토마 사도는 그 지역을 벗어나 더 먼 외국에까지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토마 사도께서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다른 사도들과 합류했을 때 마침 
성모마리아께서 운명을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성모마리아를 석관에 잘 모셨습니다. 
석관 뚜껑을 덮고 인을 봉하고 그리고 사도들이 함께 모여서 지내던 집 뒷마당에 
안치해 두었습니다. 토마 사도가 돌아와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어머님을 한번 뵈어야 겠습니다. 비록 돌아가신 그 모습이라도 
한번 뵈어야 겠습니다.”고 하여 제자들이 관의 뚜껑을 열었을 때 이게 웬일입니까? 
그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모두가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모으면서 
“우리 주님께서 하늘로 오르셨듯이 그의 어머니께서도 하늘로 오르셨습니다.”
베드로께서 이렇게 선언하자 제자들은 그대로 믿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까지 우리에게 내려온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시듯이 성모 어머님께서 하늘로 승천하시는 장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뚜껑을 열었을 때 안계시자 베드로 사도의 그 한마디에 
토마 사도도 함께 믿었던 것입니다. 그후 토마 사도는 다시 북쪽으로 가서 전교를 
하시다가 오해를 받아 스파이로 몰려서 노예생활을 하시면서 그의 일생을 마칩니다. 

토마 사도께서는 일찍이 우리 모두를 대변해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목격한 
열 제자들에게 논리적으로 따지고 물어서, 즉 우리가 지금도 캐묻고 싶었던 것을 
그가 대신해 물어서 그런 일을 당하시면서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가 오늘 들을 수 있도록 해 주신 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누가 예수님을 봤느냐?’ ‘누가 하느님을 봤느냐?’고 
묻고 또 의심을 합니다. 좋습니다. 의심을 가지라고 하십시오. 
세상 공부를 많이 하고 세상 물정을 너무 잘 아는 사람들, 공부를 많이 해봤자 
물질의 원리를 가지고 하느님을 어떻게 믿습니까? 믿지 못하니 의심을 가지고 
그 의심에 찬 마음, 믿지 못하는 그 마음으로 한번 잘 살아보라고 하십시오. 

인생이 뭔지도 모르고, 왜 왔으며 어떻게 가는 것인지도 모르고, 살아보았자 
자기가 얼마나 행복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곧 똑똑한 사람들, 그래서 의심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는 이들입니다. 무조건 믿는 것이 아니라 단순우직스럽게 믿기 
때문에 우리는 믿고 사는 게 편합니다. 이 세상에 대해서 의심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세상의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것’ 이 한마디로 의심할 바가 없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편하게 사는 법이 믿는 것이란 걸 왜 모르십니까?
그렇게 똑똑하던 사도 토마가 자기보다 배움이 없는 열 제자 앞에서 예수님께 
무릎을 꿇으며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을 외쳤지 않았습니까? 

여러분! 믿음에 의심을 가지지 마십시오. 토마 사도 한 분으로 족합니다. 
의심하지 말고 보지 않고도 믿을 수 있는 거기에 우리도 끼도록 합시다. 
우리는 비행기를 잘 몰라도 믿으며 타고 앉았으면 제주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갑니다. 
의심을 하고 돌다리를 두드리는 것은 세상의 일에 한해서 하시고, 
하느님을 돌다리 쯤으로 생각하고 두드리는 그런 토마 사도와 같은 어리석은 짓은 
다시는 하지 맙시다. 

사도행전 4장 32절에서 35절 
요한복음 5장 1절에서 6절 
요한복음 20장 19절에서 31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