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박약자를 돌보는 이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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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박약자를 돌보는 이들을 위하여
      
      안녕하십니까? 
      한 달 전에 어는 교우 집에 초대를 받아서 저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셋, 딸이 둘이었는데 첫째 딸이 정박아였습니다. 
      아버지가 그 딸을 무릎에 앉히고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열 살인데도 말을 제대로 못하고 눈은 촛점을 마출 수가 없고 
      눈빛도 색이 들다 만 보기에 안스러운 상태였습니다.
      
      오늘 아침은 가정에 정신이 부자유스러운 식구들을 지니신 분들에게 특별히 
      인사를 올립니다. 인사를 이렇게 올리면서도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는 힘든데요, 
      참 용하시다라든지,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도록 기도드리는 마음입니다라든지, 
      힘을 내세요라든지, 여하튼 그런 어떤 내용의 말을 하고픈 복합적 기분을 
      담아서 올리는 저의 인사입니다.
      
      저는 그 때 그 집안의 아빠와 엄마를 참 존경할 만한 분으로 깊이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그 아빠는 정박아 딸을 저에게 소개하기를 
       “영세명은 안젤라, 천사라는 뜻이지오.” 라고 하시면서 “우리 안젤라는 
      우리 집안에 내려온 수호 천사님”이라고 하면서 상쾌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말에 저는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이루 말로 표현 못할 마음의 느낌이, 
      왜 있지요. 잘못 표현될가봐 입술이 닫친 채 호물후물거리는 순간, 
      바로 그랬습니다.
      
      그 가정은 제가 안 지가 한 십여 년이 되지요. 
      십여 년 전에는 아들만 둘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성격은 원만하고 평온하였고 
      영세명은 펠리체, 곧 행복하다는 뜻입니다. 
      역시 이름 그대로 언제나 행복하게 사시는 게 확실했습니다. 
      실은 제가 그 가정을 찾아간 것이 십 년 만이었는데 그 때에 어린 아이들이 
      청년이 되었고 그 다음에 딸 둘과 아들 하나가 더 생겨난 것이었습니다. 
      그 아빠는 학교 선생님이었고 부인은 손재주가 매우 좋으시고 집안의 
      구석구석을 아름답게 꾸미시는 부지런하고 명랑한 예술가였습니다.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얼굴의 표정, 모습은 조금도 
      달라진 데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그대로였습니다. 
      달라진 것은 식구가 많아져서 보다 다복한 분위기가 더해진 것뿐이었습니다. 
      그 집안의 온후한 분위기는 곧 하늘 나라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듯 했습니다.
      
      안젤라가 태어난 후 부부는 함께 성당에서 가서 앉아서 “왜? 왜? 왜? 
      어째서?”라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나와서 둘이 하염없이 길을 걸었답니다. 
      아빠가 돌연히 입을 열어 “이 아기는 우리 집에 오신 천사님일 거야!” 라는 
      말을 했을 때 갑자기 하늘이 열리듯 둘의 마음은 개운해지며 
      완전한 해답을 찾은 것 같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이는 전보다도 
      더 행복해졌습니다. 참으로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느꼈답니다. 
      
      그 다음에 아빠는 아이들에게 “하느님께서 우리 집안을 위해 안젤라 안에 
      수호 천사님을 넣어서 보내주셨단다. 우리 모두 우리의 수호 천사님을 
      잘 모시고 살도록 하자.”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수호 천사의 위로 두 오빠는 
      안젤라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부모님이 너무 훌륭하시고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으며 그래서 그런 판단을 내리시는 신심 깊은 부모님을 깊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부모님도 아이들도 나갔다 들어오면 
      꼭 수호 천사 안젤라를 찾아, 자기가 한 일들을 모두 보고한다고 합니다. 
      안젤라는 “이쁘다. 밉다.”라는 말을 입 모양만 겨우 만들어서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안젤라도 외롭지 않고 식구들을 하나같이 반긴다고 합니다. 
      식구들 모두가 안젤라를 가정의 수호 천사로 정말 잘 모시며 
      사는 것이 확실했습니다. 다섯 살짜리 막내 요안나가 언니 안젤라에게 말을 
      또박또박 머리까지 까닥거리며 알아듣도록 하는데 “안젤라 언니, 이 종이에 
      이기정 신부님 얼굴 그려도 돼?”하는 것을 들을 때에 저는 너무 감격해서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였고 행복 자체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이 가정을 
      보면서 천당이 바로 이런 곳이라는 기분이 어찌 안 들 수 있었겠습니까?
      
      혹시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 중에 정박아가 있는 집안이 계시다면 
      저는 그 가정을 제가 아는 그 집안처럼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가장 보잘것없는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곧 내게 해준 것이라고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이래도 저래도 우리 식구인 정박아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또 주변에 정박아가 있는 가정을 우리는 어떻게 봅니까?
      
      오늘 하루는 모든 일들을 좋게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우리 사회의 모두가 모든 것을 좋게 생각하고 
      그대로 산다면 우리 사회는 인간적으로 앞선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아침 방송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