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몸을 싣고 사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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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휠체어에 몸을 싣고 사시는 분
      
      안녕하십니까? 천주교 ‘평화 방송’의 ‘자, 일어나 갑시다’ 시간에 
      금요일 아침 인사를 올립니다. 특히 오늘은 장애자들 중 휠체어에 
      의지하며 지내시는 분들께 특별히 인사를 올립니다. 
      방금 제가 방송 시간이며 요일을 왜 말씀드렸나 하면요, 
      매 금요일은 환자, 지체 장애자, 노인들에게 특별히 인사를 
      드리는 날로 되어 있어서 잘 기억해 주십시사고 올린 것입니다.
      
      저는 휠체어를 타고 사시는 분을 서너 분 정도 잘 알고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받은 공통적 느낌은 대개가 명랑했고요, 
      겸손하고, 차분하고, 조용하면서도 매우 의욕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알던 분들은 지체 부자유의 기간이 대개 삼사 년이 넘은 
      분들이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여러면에서 고통스러웠답니다.
      사실 알고 보면 정신이라고 할까, 마음이라 할까 그 어떤 기(氣)라는 것에 
      따라 고통이냐 행복이냐 하는 판단을 어떻게 내렸는지가 중요하지오. 
      모든 것을 좋게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의 사람들도 
      많습니다. 만약 몸도 건장하고 배운 지식도 많고 기술면에서도 만능인 
      사람이 나쁜 마음으로 일을 벌이면 얼마나 무서울지 생각을 해보세요. 
      역시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인간성이 우선되어야 하는 거지요. 
      이 인간성을 구성하는 그 내적 에너지의 불꽃은 장애자들이나 
      정상인들이나 모두 같은 게 아닙니까?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 장애자들은 신체의 약점을 이기기 위해 그런지 
      이런 내적 에너지를 더 많이 발휘하고 더 깊게 생각한다고 느꼈습니다.
      
      장애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혹시 신체의 장애로 자신을 괴롭히지는 않으시는지.... 그러지 마세요. 
      괜히 그래 봤자 정신이나 마음, 바로 방금 말씀드린 내적 에너지의 불꽃까지 
      파괴될지 모릅니다. 인간적으로 완숙한 경지에 두 다리로 걸어가야 
      다다르는 건 아닙니다. 저는 뉴스 보도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지체 장애자가 나쁜 사건을 일으켰다는 걸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몸이 너무나 튼튼하고 건강한 나머지 내적인 인격 에너지가 
      신체의 감정 에너지에 짖눌려 무디어지고 병들어 버린 
      사람들이 주로 사회의 문제아가 되고 있지요.
      
      장애자 여러분,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시는 분, 여러분께서는 여러분의 
      그 신체장애 속에서라도 정신과 마음의 불꽃은 새롭고 활기 차게 피우도록 
      하십시요. 과거에 매일 필요 없고 남들에게도 매일 필요 없습니다. 
      성한 사람들도 언제 장애자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래요. 
      만일 장애자들을 돕겠다고 누가 말씀하실 때에 불쌍해서 돕겠다는 뜻이라면 
      저는 절대 반대합니다. 친한 친구이니까, 또는 우리 형제이니까 받은게 많은 
      정상인이라면 나누어야 할 마땅한 덕스러움의 우정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이런 우정의 결핍이 사실 장애인들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쎄요. 지금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가톨릭 지체 장애자 복지 협의회의 
      직책은 생략하겠지만 여상철(아우구스티누스)씨와 이야기 하는 중에 
      “신부님, 장애자들을 벗으로 생각하며 자기 일생에 한 번쯤 휠체어 하나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많다고 봅니다. 신부님, 그렇게 한 번쯤 방송해 주세요. 
      아마 기회가 잘 안 되고 어떻게 연락을 해야 될지 몰라서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때 속으로 말보다는 행동으로 응답을 
      해야지 하곤 지금 이 방송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저부터 한 대 약속하기로 했습니다. 
      가격은 한대에 11만 원이랍니다. 정규방송을 하다가 이렇게 불쑥 선전하는 
      걸 보면 역시 신부들은 단순하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고요. 
      휠체어 하나 내놓는 것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마치 생명 보험 들듯이 지금 하나를 내놓으면서 선전하면 나중에 압니까? 
      제가 필요하게 될 때에 사용할 것을 미리 준비하는 것인지요. 
      하여튼 저는 이 방송을 통해서 신체 장애자들에게 진정한 우정을 보냅니다.
      
      정상인들께서는 지체 장애자들에 대해 거북스럽거나 안쓰럽고 부담스런 
      마음을 갖지 마십시오. 그냥 둥실한 고무 바퀴 신발 신은 맘씨 좋은 멋쟁이, 
      기다란 나무 신발 신은 정신 맑은 멋쟁이라 생각합시다. 
      지체 장애자들도 마찬가지이지요. 
      정상인들이 장애자가 될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지체 장애의 파트에서 여러분이 먼저 가고 계시는 선배일 뿐입니다.
      아 참, 휠체어를 기증하시려는 분들을 위해 방법을 자세히 알려 드려야지요. 
      장소는 평화 빌딩5층, ‘한국 가톨릭 지체 장애자 복지협의회’입니다. 
      오늘 하루 모두에게 아주아주 기분 좋은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아침 방송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