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들에게 부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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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 장애들에게 부탁함
      
      안녕하십니까? 
      벌써 아침이 밝았습니다. 자, 오늘 하루가 시작됩니다. 
      오늘 하루는 당신에게 보람찬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 아침 저는 청각 장애자님들께 특별히 인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그런데 청각 장애자님들께 소리로 어떻게 인사를 
      전해드려야 할지 방법이 생각나질 않습니다. 
      라디오로는 청각 장애자들에게 직접으로 의사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직 청각 장애자들을 위한 특수한 라디오 수신기가 
      있다는 말을 못 들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연구해 볼 문제라 생각합니다.
      
      혹시 주변에 청각 장애자님을 두신 분도 이 방송을 들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각별한 인사를 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은 청각 장애자님들을 생각하며 아름답고 고운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눈으로 말하고 눈빛으로 소리를 듣는 예민한 시각을 지니신 분들을 생각하며 
      오늘은 보다 뜻 깊은 하루가 되시기 위해 우리의 귀와 소리와 눈에 대해 
      좋은 생각을 해보도록 합시다.
      
      아침 인사를 올리면서 얼른 떠오른 것은 
      서울의 대기 오염도에 관한 생각입니다. 아황산 가스, 비의 산성 농도, 
      먼지 등의 수치로 대기 오염도에 대해서 말입니다. 즉 공해 문제이지오. 
      현재 우리는 물질 세계의 공해 문제를 이미 널리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물질적 척도의 공해 문제처럼 정신이나 마음의 공해 문제도 
      이 사회에는 짙은 농도까지 측정될 수 있을 문제라 봅니다. 보는 공해야 
      즉시 눈을 감을 수도 있지만 듣는 공해는 귀 자체가 열렸다 닫혔다 
      하게 돼 있지 않아서 들리면 들을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귀로 듣는 각종 소리들은 소리만이 아니라 그 안에 품고 있는 
      윤리 공해, 인격 공해, 교육 공해, 도덕 공해, 사회 공해 등 안 듣고 싶어도 
      듣게 되는 바람에 심적 공해를 격리된 사람들입니다.
      
      말을 할 수 있는 우리들은 신중하고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데 
      어디 그렇습니까? 말은 자유롭게 하지만 그것을 서면으로 작성하라면 
      곤란할 때가 종종 있는 우리들이 아닙니까? 
      그렇게 말 안해도 될 것을 말해버리고 후회하며 엎질러진 물에 
      비유하는 때도 있지 않습니까? 침묵이 금이라고 하면서도 말을 
      함부로 하는 우리에 비하면 청각 장애자님들은 금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는 금쪽 같은 형제들이라 생각해야 되지 않을가 생각합니다. 
      사실 청각 장애자들을 보면 수화 몇 마디로 표현 못다한 것까지를 
      통찰해 버리고 의심을 별로 품지 않으며 믿음의 속도가 빠르고 
      손길이 섬세하고 집중이 강하며 공격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항들을 결국 마음으로 대부분 삭히고 삼켜 버리며 
      살아가야 할 그들에게는 필경 인격상의 장점이 우리보다는 
      많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청각 장애가 전혀 없는 우리는 청각 장애자들을 
      생각하며 겸허한 마음을 지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말할 줄 몰랐다면 사기도, 허위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만 이제는 들을 수 있기에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너무 많이들 합니다. 
      안 들어도 좋을 많은 추한 사건들을 들어야 하고, 올바로 말하면 
      좋으련만 에둘러 시간 끌고 뒤집어 선전하고 돌려서 오해시키는 일들이 
      많아져만 가고 있으니 소리의 주역인 우리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어쩌면 좋지오? 모든 것들을 들으면서도 들을 것만 제때 
      제대로 듣는 기술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는 우리가 아닙니까? 
      왜 우리는 서로 힘들게 살아야 합니까. 
      듣는 것이 모두 진실이고 들으면 전부 유익하고 듣게 되면 
      언제나 보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청각 장애자님들에 비하여 성한 우리의 못난 점을 반성하면서 
      오늘 보람 있는 하루를 펴 나갑시다. 
      주변에 청각 장애자들이 계시다면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의 숨결을 
      진실하고 겸손하게 들려줍시다. 
      그리고 우리의 소리가 그대로 진실이 되도록 살아갑시다. 
      오늘 하루는 정말 평화가 깃든 날이시기 바랍니다.(아침 방송 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