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비밀 비서들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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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비밀 비서들을 공개 (누가 6,27-36)  
      
      저는 신부이지만 특별 비서들을 셋이나 데리고 있습니다. 
      이 비서들은 저와는 끊을 수 없는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 비서들은 제가 죽을 때에 함께 죽기로 되어 있답니다. 
      저에게 문제가 생기면 저는 언제나 비서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저의 문제라면 저의 비서들은 모든 것을 전폐할 정도입니다. 
      저의 비서들은 이름이 “성”자 돌림입니다. 
      그 이름을 공개하면 이 이성, 이 지성,이 감성입니다.
      
      어느날 저에게 문제가 생겨 저는 비서들과 함께 진지한 회의를 했습니다. 
      그 문제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이었습니다. 
      원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지독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생활로 풀어야 한다고 시험문제로 내시는 어이없는 분, 
      바로 그이가 예수 그리스도시랍니다. 저는 이 문제를 제 비서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아래와 같이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도저히 불가능한 말입니다. 역설입니다. 
      신부님, 아예 듣지 않는게 편합니다.”라고 이 감성이라는 비서가 흥분해서 
      말했습니다.“그건 말부터가 훌륭합니다. 신부님, 무조건 실행해야 합니다.”
      라고 이 이성이 잔잔한 자세로 품위있게 말했습니다.“그게 그리 
      간단한게 아닙니다. 따져봐야 합니다. 어떤 원수이며 왜 원수가 됐고
      왜 사랑해야 하는지 잘 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수라고 무조건 사랑하라는 말 자체는 애매 모호합니다.”라고 
      비서 이 지성은 냉냉한 어조로 날카롭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세 비서들의 말을 종합해야 하는데 도대체가 비서들이 
      제각각 고집하는 바람에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대를 이어가면서 원수를 갚으라는 조상들이 있는가 하면 무조건 원수를 
      사랑하고, 그 말을 하신 분을 믿고 따르라는 조상님들도 계십니다.
      저는 비서 셋과 함께 서로 마음 상하지 않으면서 
      오늘이라는 혼란속을 헤쳐가는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 하기도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