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한(John) 축일 2월 8일  
신분 설립자, 활동지역 마타(Matha) 활동연도 +1213년     

 같은이름- 얀, 요안네스, 요한네스, 이반, 장, 쟝, 조반니, 조안네스, 조한네스, 존, 죤, 지오반니, 한스, 후안    

현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Provence)의 포콩(Faucon) 출신인 성 요한(Joannes)은 젊어서 엑스(Aix)로 
가서 무술과 말 타기 등을 배웠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자선활동과 기도에 있었기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와서 은수생활을 시작하였다. 그 후 그는 파리 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고 사제로 서품되었다. 
첫 미사 때에 그는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계시를 받고 모슬렘들로부터 노예를 해방시키는 일에 헌신하기 시작하던 
중 거룩한 은수자인 발루아(Valois)의 성 펠릭스(Felix, 11월 20일) 신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와 함께 지냈다.

그래서 이 두 성인은 노예 해방을 위한 수도회 설립을 계획하고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Innocentius III)의 인가를 받았다. 
이때 성 요한이 초대총장으로 뽑혔다. 이것이 '삼위일체 수도회'의 시작이었다. 이 수도회는 1201년에 186명의 그리스도인 
포로를 석방하고, 다음 해에는 요한 혼자서 110명을 해방시키는 등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성 요한에 대한 공경은 
1655년 교황 알렉산데르 7세(Alexander VII)와 1694년 교황 인노켄티우스 12세(Innocentius XII)에 의해 승인되었다. 

 

수도회 창설자를 찾아서 - 마타의 성 요한
 
삼위일체 수도가족 설립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수도회들은 수도회의 정신적인 자산이 되는 창설자의 영성을 그가 남긴 
어록(語錄)이라든지, 강론 자료, 일기, 유언 등을 통해 창설자로부터 직접 물려받았다. 
반면 수도회 설립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던 창설자, 다시 말해 자신의 ‘삶’에서부터 출발해 공동체로 
결실을 맺은 옛 창설자 중에는 그러한 자료를 거의 남기지 않은 사람도 많다.
 
‘삼위일체 남자 수도회’와 한국에 진출한 ‘삼위일체 수녀회’를 설립한
마타의 성 요한(1154-1213, 1666년 시성)도 그런 경우다. 그러나 후대에 삼위일체 수도회 수도자들은 
끈질긴 연구를 통해 다행히 그의 생애를 추적해냈다. 또한 그의 영성은 그가 살았던 삶의 방식과 
그의 뜻을 이어받는 수도회원들의 사도직을 통해 나타난다.
 
요한은 1154년 프랑스 프로방스 훠꽁에서 출생했다. 철저한 그리스도교적 신앙 안에서 그는 아버지로부터 
기사도 정신을, 어머니로부터 애덕과 자비를 베푸는 삶을 배우며 자랐다. 
이어 엑스 엉 프로방스와 마르세이유, 파리에서 학업을 마치고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 
모교인 소르본 대학에서 신학 강의를 했다. 이때 성 빅토르 수도원에 거주했던 요한은 
수도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차게 된다.
 
수도원장과 파리 교구 주교의 권고로 성품성사를 받은 요한은 1193년 1월 23일 미사 도중 
삼위일체인 하느님이 발을 사슬로 묶인 사람 2명을 양쪽 손에 잡고 있는 환시를 보게 된다. 
이 환시는 그로 하여금 평생 노예 해방을 위해 일하게 하는 중요한 동기가 됐다.
 
“억눌린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여라. 찢긴 마음을 싸매주고 포로들에게 해방을 알려라. 
옥에 갇힌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여라.(이사 61,1)” 억눌린 자에게 해방을 알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소명은 
곧바로 요한에게 전달됐다. 그는 당시 지중해 연안에서 빈번히 이뤄지고 있던 노예 매매와 야만족의 
약탈 행위를 줄곧 보아왔으며 노예들의 비참한 현실은 그의 마음을 항상 짓눌러 왔기 때문에 
이 말씀은 자연스럽게 그의 내면 깊숙이 파고들었다.
 
요한이 추구한 것은 묶인 것으로부터 풀려남이요 얽매임으로부터의 탈출이었다. 
즉 그는 하느님이 자신의 백성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풀어준 사랑, 억압당하는 
자녀들의 울부짖음을 기꺼이 들어주는 자비하심을 자신도 실천하고자 했다.
 
요한은 이 노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파리에서 70km 정도 떨어진 세르후와 숲에 들어가 자신의 계획에 대해 
은수자들과 상의했고, 마침내 1198년 휄릭스 드 발루아의 도움을 받아 삼위일체 남자 수도회를 창설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의 후원으로 현재 삼위일체 수도회의 수련원과 피정의 집이 있는 세르후와에 공동체의 첫 터전을 마련했다.
 
또한 요한은 노예값을 지불하고 노예를 사들여 풀어주는 활동을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 교황 인노센트 3세를 찾아갔고 
1198년 12월 17일 공식적으로 수도회 창립 허가를 받았다. 한편 삼위일체 수녀회는 남자 수도회가 창립된지 
4백 87년만인 1685년 성 요한의 정신에 따라 프랑스 리용 교구 모랑쥬 신부의 지도 아래 설립됐다.
 
요한은 구원과 자유를 주는 하느님의 사랑을 삼위일체의 신비 안에서 간파했다. 성삼위의 사랑은 
인간을 모든 종류의 속박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 이 해방은 육신의 해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로 창조된 인간이 지녀야 할 참된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즉 요한은 포로이든 노예이든 인간이 지닐 품위를 훼손당한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하느님 자녀로서의 품위를 
되찾아주기를 원했다. 그는 돈으로 사고팔 정도로 사람들에게 짓밟히고 멸시당하던 사람들에게서도 
삼위일체인 하느님의 모상을 발견했던 것이다.
 
요한이 직접 체험한 것은 육신이 속박을 당하는 노예 제도의 처참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그는 사회적인 
구조악에서 비롯된 이 현실 안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죄의 노예가 된 인간 영혼의 처참함을 보았다. 
지로 인해 상처받고 얽매인 영혼에게 주님의 자유를 맛보게 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겼다.
 
따라서 요한이 선종한 후 7백여 년이 지난 오늘날, 성 요한이 지녔던 정신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노예이면서도 노예인 줄 모르는 상황, 외적으로는 자유로운 것 같으나 내면적으로는 너무도 쉽게 쾌락과 명예, 
건강과 아욕의 포로가 되는 현대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는 성 요한을 따라 ‘참된 해방’에 투신하는 
사람들을 더욱 필요로 하고 있다. (평화신문, 1996년 6월 2일, 남기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