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모세 (모세가 뿔이난 이야기)
MICHELANGELO, Moses, 1515, Marble, height 235 cm, S. Pietro in Vincoli, Rome 

모세는 시나이산에서 내려 왔다. 
산에서 내려 올 때 모세의 손에는 증거판 두 개가 들려 있었다. 
그런데 모세는 야훼와 대화하는 동안에 자기 얼굴의 살결이 빛나게 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쳐다보니 그의 얼굴 살결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으므로 
모두들 두려워하여 가까이 가지 못하였다. 모세는 아론과 회중의 모든 지도자들을 불렀다. 
그들이 자기 앞에 나아오자 모세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 뒤에야 이스라엘 백성이 모두 나아왔다. 
모세는 그들에게 야훼께서 시나이산에서 주신 계명을 모두 전하여 주었다. 
모세는 할 말을 다 하고 얼굴을 수건으로 가렸다. 
모세는 야훼와 대화하기 위하여 그의 앞으로 나아갈 때 수건을 벗고는 나올 때까지 쓰지않았다. 
모세는 하나님께 받은 명령을 나오는 길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쳐다보면 그 얼굴 살결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야훼와 대화하기 위하여 들어 갈 때까지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있어야 했다.
 (출애 34, 29-35) 

이 대목에서 가장 논란이 된 구절은 ‘모세는 야훼와 대화하는 동안에 자기 얼굴의 살결이 
빛나게 된 것’, 즉 모세 얼굴의 살결 상태였다. ‘빛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카란’은 
전통적으로 두 갈래로 해석되어 왔다.
한가지는 ‘뿔’을 가리키는 명사에서 파생된 동사로 ‘불이 나다’로 해석하는 입장이다. 
일부 성서 역본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 견해에 따라 11세기 영국에서부터 
뿔난 모세의 그림과 조각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성서에서 뿔은 흔히 권력과 위엄을 상징하며 모세가 뿔난 것을 그가 죄악에 대항하는 
큰 힘을 가진 것으로 보았으나, 성서를 글자 그대로 이해하던 중세 분위기에서 
이런 모습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한편 또 다른 성서 역본에는 얼굴 살결이 ‘빛나다’또는 ‘영광스럽게 되다’라고 보는 견해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모세의 얼굴이 빛났는데 그 형태가 뿔 모양이었다고 풀이했다. 

현대에 와서 우리말 공동번역 성서 등 각종 번역 성서와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이 견해에 따르고 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 그의 말씀을 받고 하느님의 사람이 된 사람은 “그를 쳐다보는 자, 
그 얼굴 빛나고 (시편 34, 5)”라는 표현 그대로, 하느님의 빛을 받아 빛나게 된다. 
모세의 얼굴이 빛남은 그와 하느님의 특별하고 독특한 관계를 나타내며 그의 능력과 권위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보여준다. 모든 권위는 그 원천인 하느님으로부터 나와 그분의 모습을 
비쳐줄 때 비로소 참된 권위로 드러나게 된다. 모세의 얼굴이 빛남은 하느님이 그와 함께 계심을 
입증하며 그로 인해 그의 모습이 변모되었음을 나타낸다. 
예수의 영광스러운 변모(마르 9,2)와 바울로의 주장(2고린 3,7)도 그러하다.

최근에 프롭교수는 위 두 견해를 다시금 검토하면서 새로운 견해를 밝혔다. 
그는 첫 견해에 대해 왜 이마나 머리가 아닌 얼굴 살결에 뿔이 났다고 볼 수 있겠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둘째 견해에 대해서는 왜 ‘빛나다’라는 일반적인 동사를 쓰지 않고 
거의 그런 뜻으로 쓴 예를 찾아 볼 수 없는 ‘카란’동사를 썼겠는가를 묻는다. 
그의 따르면 카란은 불에 데어 부풀어 오르거나 티눈처럼 딱딱해진, 비정상적인 피부 상태를 
가리킨다. 즉 모세는 40일 동안 단식하면서 “산봉우리를 태우는 불처럼”(출애 24,17) 빛나는 
야훼의 영광을 뵈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 살결이 뿔처럼 두텁고 딱딱해졌다는 말이다. 
따라서 모세가 수건 도는 너울을 쓴 것은 어떠한 제의적 의미가 아니라 
그의 얼굴의 본 모습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결국 프롭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모세는 본래의 얼굴 살결을 잃는 희생을 치렀지만 
그럼으로써 그는 하느님의 영광을 대면할 수 있는 얼굴로 되었다는 것이다. 
즉 어떠한 희생 없이 하느님의 영광에 가까이 갈 수 없다는 흥미 있는 주장이다.

출처: 어서 가거라 (성서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