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본의 제단 장식> 작가미상, 1375년, 비단에 잉크
19세기에 나르본에서 발견된 2미터에 이르는 이 긴 그림은 사순절 기간,
즉 부활절에 앞선 절제의 기간 동안 교회의 제단을 장식하는데 사용되었다.
이 때문에 그림은 색채가 사용되지 않았고, 단지 회색의 엷고 흐린 색조만으로 표현되었다.
고딕식의 얇은 아케이드 모양의 장식들은 그리스도 생애의 몇몇 장면들을 구분 지어주고 있다.
그리스도가 체포되고 유다는 그의 발 밑에 쓰러져 흐느끼며, 그를 배반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있다. 예수는 죄의 자백을 강요받으며 고문을 당하고 있으며,
결국 그는 십자가 형이 있는 장소까지 스스로 십자가를 지고 가야만 한다.
십자가의 수난은 그림의 중앙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밑부분의 양쪽 모서리에는 두명의 인물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즉 샤를르5세와 그의 부인인 잔느 드 부르봉인데,
이들의 나이를 통해 이 작품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시신은 곧이어
무덤에 놓여지지만, 다음 순간 마들렌에게 부활한 모습을 보이는 그를 볼 수 있다.
색채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이해하기가 쉬운데,
이는 화가가 원근법에 특별히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즉 개별화되어 있는 세 인물들이 3차원의 공간속에서 완벽하게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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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본의 제단 장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