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제물, 작가미상, 12세기, 석재

아브라함이 마침내 아들 이삭을 얻게 되었을 때는 그가 이미 많이 늙은 다음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하느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해 보기 위해, 
그가 아끼는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칠 것을 명령하였다. 
이에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명령에 복종하여 장작더미를 준비하고 불을 붙였다. 
이 모습과 함께 작품의 오른쪽 상단부에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또한 그려져 있다. 
어린아이가 너무 오랫동안 고통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 아브라함은 아이를 칼로 찌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천사가 나타나 그의 팔을 붙잡고(작품의 왼쪽 부분), 
그에게 다음과 같은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삭에게 아무런 고통도 주지 말거라. 네가 나를 위해 네 아들까지 제물로 바침을 
주저하지 않음으로써, 나에 대한 너의 완전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그 때 아브라함은 한 마리의 양(천사가 귀를 잡고 있던 양)을 보았으며, 
자신의 아들(머리카락으로 단단히 묶었던 아들)을 풀어 주고, 아들 대신 양을 제물로 바쳤다.

조각가는 작품의 왼쪽 전면부에 양을 감추면서 긴장감을 극도로 고조시켰다. 
이처럼 이 작품을 통해 보는 이는 동시에 두 가지 장면, 즉 제물을 준비하는 장면과 
행복한 결말의 장면에 모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