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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영화를 가볍게 여기네
부귀영화를 가볍게 여기네 에밀리 브론테 부귀영화를 난 가볍게 여기네. 사랑도 까짓것, 웃어넘기네. 명예욕도 아침이 오면 사라지는 한때의 꿈일 뿐이었다네. 내가 기도한다면, 내 입술 움직이는 단 한 가지 기도는 “제 마음 지금 그대로 두시고 저에게 자유를 주소서!” 그렇다, 화살 같은 삶이 종말로 치달을 때 내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삶에도 죽음에도 인내할 용기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를. ******************* [내일이면 스러질 인생, 내 영혼의 자유에 경배!] 제 마음은 늘 장터처럼 시끄럽습니다. 왜 이리 평화롭지 못한가, 왜 이리 기쁘지 못한가 가만히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이유는 결국 한 가지, 부귀영화를 가볍게 여기지 못하고, 사랑을 웃어넘기지 못하고, 명예는 단지 꿈일 뿐이란 걸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입으로는 늘 초연한 듯 떠들지만, 내가 내 마음을 꽁꽁 얽매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에밀리 브론테가 1841년, 그러니까 스물한 살 되던 해 쓴 시입니다. 자신의 짧은 생을 예견한 듯, 미련의 끈을 놓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종말로 치닫는 인생, 자유로운 영혼으로 용기 있게 살다 가겠다는 마음을 토로합니다. 아마 그래서 영문학사에 길이 남을 [폭풍의 언덕] 같은 대작을 남길 수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도 저는 아무거나 그악스럽게 붙잡고 싶은 마음 다스리지 못한 채 미몽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 ** 에밀리 브론테; 영국의 소설가·시인 (1818~1848) 소설가 샬럿 브론테의 여동생이다. 그녀의 유일한 소설이자 걸작으로 손꼽히는 [폭풍의 언덕(Wathering Heights)](1847)을 출간한 이듬해에 폐결핵으로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 ************************* 눈 위에 쓴 이름 눈빛이 종이보다 희길래 채찍을 들어 내 이름을 써 두니 바람이여 제발 눈 쓸지 말고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렴 ******** 눈 오는 날 벗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집 앞 쌓인 눈 위에 제 이름을 써서, 왔다 감을 알리는 것이다. 구태여 눈 위에 이름을 적고, 행여 그것이 지워질까 걱정하는 것은, 종이보다 흰 눈빛을 보고 느낀 아름다운 정취와 언어로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순간적인 감흥을 나중에 돌아올 친구와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 오늘도 이규보의 시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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