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동그란 그릇에는 동그랗게 되고 
네모난 그릇에 담기면 네모 모양이 된다.
그렇더라도 본연의 속성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사랑을 해야한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랑의 님이시여,
육신의 영양을 공급해 주는 밥상에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모양의 
그릇들이 올려지듯이 우리 영혼의 건강(전화)을 위해서 한 평생동안 
너무나 다른 모양들의 사람들과 만나지게 되더이다. 
편식을 하면 육신의 건강이 나빠지듯 기호적인 인간관계는 
우리의 영혼을 영원한 죽음에로 끌고 가더이다.

그러하오니, 님이시여 !
술꾼에게는 술꾼이 되어 주시고 감옥에 갇힌 사람앞에서는 죄수가 되어 주소서. 
아이를 품에 안으시면 다섯 살이 되어 주시고 
노인을 부축할 때에는 팔십년 세월이 되어 주소서. 
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울어 주시고 웃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웃어 주옵소서. 
우리의 주변 상황이 높은데서 낮은데로 바뀌어 질지라도 
머뭇거리지 마시옵고 계단을 찬찬히 내려 밟으소서. 
그리고 명예의 화려한 옷이 낡고 찢겨지더라도 얼굴을 가리지 마시옵고 
하늘을 향해 작은 미소 머금으소서. 
우리가 이런 것과 저런 것을 다 포함할 때, 
우리가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기꺼이 함께 만날 때, 
우리가 높은 것과 낮은 것을 함께 소화할 때, 
우리는 무한한 우주속의 이 작은 지구를 손 바닥위에 올려 놓을 수 있게 되나이다.

오 주님 ! 
저희로 하여금 주어진 사건과 바뀌어진 상황을 정직하고 
당당하게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하오나 그 방향만은 당신께서 꼭 지켜 주옵소서.
이런 사람의 영혼의 물은 그 누가 마셔도 결코 탈이 나지 않더이다.

- 최영배 비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