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용히 성전 앞에 앉아 있으면 
아름다운 꽃들이 성전 앞에 피어 있은 것을 봅니다

향기 나는 꽃들이
다른 것들의 심장을 움직이고
연 붉은 꽃은 
자기의 꽃 색깔을 이야기하고
흰 꽃은 깨끗함을 자랑하고
노란 꽃은 꿀을 이야기합니다

모두다 하느님께 놓여진 꽃들입니다

당신의 제대 앞에서
이슬을 먹고 피어난 꽃들이
저마다에게 향기를 피워 전하고
하느님 이름을 노래합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 보면 
작아져 멀리 있는 곳까지
향기를 피우지 못할까 망서려 지고
멀리 있어 보지 못하면 
향기가 가슴에 들어 와
마음을 에리하게 합니다

언제나 상하지 않게
멀리 있어도 볼 수 있게
언제나 당신 앞에 있는
향기로움이 가득한 꽃이길 바랍니다

- 전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