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병실을 찿아와 말없이 기도해주고 가시는 형제님 한분이 계셨습니다. 손에 들고 다니시는 메모지에는 세브란스에 입원해 있는 교우들의 세레명과 병실 환자의 상태까지 꼼꼼이 체크하셨습니다. 그 때 나는 진통제 주사만 맞아도 토해내고 머리는 터질 것 같고 배 통증으로 누워있지도 못했기에 정성껏 기도해 주시는 그 형제님과는 눈 인사만 하였습니다. 병원생활이 한주 한주 지나며 고통속에서도 내 안에서는 주말마다 기도해 주러 오시는 그 형제님을 기다렸습니다. 어느 주말에는 나를 위해서 9일 기도가 오늘 끝났다고도 하셨습니다, 방문 할 때마다 호전되는 기미가 없어보이니 9일기도를 하셨다고 합니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증상이 심한 환우 한분한분 9일 기도를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4개월 동안 주말마다 나는 형제님을 통해서 섬기며 나누는 사랑의 기도를 배웠고 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마음을 보았습니다. 향기있는 형제님의 기도속에서 하느님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말없이 실천하시는 그 침묵의 기도속에서 레지오단원의 아름다운 사랑도 보았습니다. 형제님은 이름은 밝히지 않고 연희동 성당 레지오단원 바오로형제님이라고 하셨습니다.
바오로 형제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