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일 200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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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정 대축일 성가정 대축일 글 : 최 호 요한 보스코 신부님 / 구미 형곡 성당 소중하지만...늘 함께 있을 수 없는 나의 가족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많은 피해자들이 나왔던 그 사건 속에는 우리가 잘 발견하지 못하는 가족의 소중함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막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그 사건으로 잃어 버렸던 것입니다... 정신없이 울부짖는 그 어머니가 계속해서 반복하는 말은... ‘해준게 하나도 없는데...’...‘ 니한테 해준게 하나도 없는데 어떡하노’ 였습니다.... 그 어머니가 해준게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이별을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어떤 젊은 부인은 지하철에 있으면서 시어머니에게 이렇게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어머니..저 죽지 싶습니다.. 아이들을 어머니께 맡깁니다... 잘 키워주세요..” 그 젊은 부인에게는 죽음이 눈 앞에 있는 긴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자신의 기억으로... 마지막 자신의 행동으로... 자기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합니다... 자기는 죽어가지만... 아이들은 살리려고 합니다... 자기보다 아이들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젊은 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아버지 어머니를 동시에 잃은 어떤 아들이 들은 어머니의 마지막 음성은..이러했습니다.. "지하철을 탔는데 사고가 났구나.. 아빠와 청년들이 창문을 깰려고 하는데 곧 구조되겠지 걱정하지 말고 밥 먹고 씻고 학원가거라.." 생사를 다투는 그 긴급한 상황에서도 아들 일상걱정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 소중한 것들을 잘 모르고 살아가기가 쉽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눈 앞에 있기 때문에... 그 소중함은...평범함으로 우리에게 자리합니다... 지금 우리의 부모님, 남편, 부인, 자녀들...내 가족들... 그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합니까... 뭔가 후회되기도 하고...괜히 미워지기만 하고... 때론 십자가로 다가오는 관계가 되기도 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소중한 선물이며... 소중한 사람이란 사실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람...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언젠가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혹은 하느님의 부르심 때문에.. 내 곁을 떠날 사람입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떠날 사람들입니다.. 내가 먼저 떠나든...늦게 떠나든...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관계입니다.. 늘 함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손꼽아보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입니다... 얼마나 지금 우리가 이렇게 함께 지낼 수 있겠습니까.. 형제 자매 여러분... 지하철 사고를 당해야 했던 분들과 유가족들... 우리하고는 다른 특별하거나 유별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아주 평범하고 다들 소중한 가족들이었습니다... 우리와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 또 오늘 성가정 축일을 통해.. 소중한 우리 가족... 늘 함께 할 수 없을 우리 가족임을 기억하며.. 그들을 조금 더 소중히 대해줍시다... 그 마음이 성가정이 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아름다운 성 가정 이루시길 기도 드립니다 Amazing grace 놀라운 주님의 은총 Nana Mousko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