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기적" 

날마다 기적을 일으킨다는 도인을 만나기 위해 
한 젊은이가 물어물어 노인이 산다는 섬으로 향했습니다.
섬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항구로 갔지만
바다에는 폭풍 경보가 내려져 있어 하는 수 없이 
배가출항할 때까지 근처 여인숙에서 
손님들과 같이 지내게 되었습니다.
젊은이가 낮잠을 한 숨 늘어지게 자가가 깨어보니
옆의 노인은 속옷이며 양말 등을 빨고 있었습니다.

이튿날도 바다는 파도로 하얗게 덮여 있었습니다.
젊은이가 선술집에 가서 술을 실컷 마시고 돌아와 보니
노인은 씨 고구마 동이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 집 주인이 할 일이 아닙니까?"
"누가 하든 우리의 생명을 늘이는 일이지요."

사흘째 되는 날에야 폭풍경보가 풀렸습니다.
바람이 자고 해가 높이 떠올랐습니다.
노인은 속옷을 바꿔입었습니다.
씨 고구마 동이에선 새순이 쏘옥 나왔습니다.
여인숙을 나서면서 노인은 왜 그 섬에 가느냐고 물었고, 
젊은이는  매일 기적을 행하는 도인의 
그 기적을 보기 위해 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번에 나와 함께 지낸 지난 사흘이 
기적의 전부이니 따로 볼 것이 없소이다.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면 그 날이 곧 기적의 날이라오. 
그만 돌아가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