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어떠한 죄도 그 존재의 크기와 가치에 비추어 보면 
한털의 먼지와 같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사랑의 첫 번째 대상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나이다.
자신의 불완전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상대방의
불완전을 결코 받아 들일 수 없더이다.

자신의 선과 악의 이중성을 시인할 줄 모르는 사람은 상대방의
이중성을 넘어 존재의 아름다움에 다다를 수 없나이다

자신의 깊은 악성을 고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이웃의
죄를 뛰어 넘어 존재의 무한한 가치에 도달할 수 없더이다

본인의 아픔과 고통을 선으로 승화시킬 수 없는 사람은
결코 자신 안에서 존재의 영원성을 만날 수 없사오며
이웃 안에서도 존재의 무한함을 만질 수 없나이다.

나아가 우리 모두는 이중성과 율법을 뛰어 넘어 존재의
평등성에 이르기까지 결코 평화와 기쁨을 차지
할 수 없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나이다.

참으로 겸손하신 님이시여,
부디 힘드시더라도 인간적인 자존심을 포기하는 굴욕과 아픔을
통하여 나 안에서 그리고 너 안에서 또한 하느님 안에서 존재의
삼위일체를 이루어 영원하신 하느님을 영영 세세 닮아 가옵소서.
아-멘                    
- 최영배 비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