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의 도움 없이 회개할 수 없다  

물과 기름처럼 하느님께서는 죄와 함께 할 수 없는 분이시다. 
그런데 인간이 죄와 무관할 수 없는 존재라면, 
구원되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는 길밖에 없다. 
그래서 죄를 떠날 수 없는 인간은 끊임없이 회개하지 않으면 
하느님과 일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회개 없이 구원 없다.” 라는 말은 항상 옳은 말이다. 

사순 시기는 회개의 시기이다. 
“하느님께서는 회개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라고 우리들을 부르신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저런 악습에서 돌아서야 한다.’고,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음을 자주 경험한다. 

죄인인 우리는 회개해야만 하느님과 일치하는 구원을 얻을 수 있는데, 
그 회개마저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회개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회개는 은총이다.”라고 단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 자신을 주님 앞에 비추어 보고 
내가 하느님 앞에 좀 더 새로워지기 위해서 무엇을 던져 버려야 할지, 
벗어야 할 묵은 껍질이 무엇인지 알고 
구태(舊態)를 벗기 위한 구체적인 결심을 세워야 할 것이다. 

회개하고 나서야 우리는 참으로 주님의 복음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믿음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하신다. 
회개와 복음을 믿는 것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주님, 저를 새롭게 해 주소서.” 하며 회개의 은총을 겸손되이 청하자. 
그리고 주님의 뜻만을 따르기로 결심하며 복음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유영봉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