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은 생명의 발전과 완성을 위해 주어지는 축복이다. 
계절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단지 받아 들여야 하는 자연의 순리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관계도 선택의 관계가 아니라 
나의 완성을 위해 주어지는 축복이다.
 
 
사랑하올 님이시여 !  
선택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은 선택한 만큼의 인생밖에 살 수 없사오나  
수용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은 선택 밖의 무한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누릴 수 있나이다.  

사람을 선택한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선택 당하오며  
사람을 가리지 않고 수용한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외면당하지 아니하더이다.  
자기에게 해가 되는 사람을 받아들임은  
여름과 겨울의 고통을 수용하는 용기이며  
나아가 자연과 우주의 이치에 순명하는 겸허함이더이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함은  
자신의 악성을 선성으로 바꾸는 행위이오며  
자신의 불완전을 완전에로 옮겨가는 참된 노력이더이다.  
나아가 자신을 끝까지 죽일려는 사람을 사랑하는 행위는   
이 세상의 시간을 영원으로, 공간을 무한으로, 
세상을 천국으로  변화시키는 유일한 힘이더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님이시여 !  
부디 봄과 가을같은 안일한 인간관계에 안주하지 마시옵소서.  
당시는 편할 줄 모르오나 인생의 열매는 결코 맺지 못하더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그냥 만나지는 대로 사랑하옵소서.  
먼 데 있는 사람보다 옆에 있는 사람을, 나중에 만날 사람보다  
지금 있는 사람을 사랑하여 주소서.  
많은 사람을 욕심내지 마시옵고 지금 만나는 바로 그 사람을 사랑하옵소서.  
님의 완성이 바로 앞에 다가 서리이다.             
아-멘

- 최영배 비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