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다스림
하느님의 다스림  
하늘나라는 하느님의 다스림이다.
그분의 힘과 세력이다.
회개란 이러한 힘과 다스림을 믿으며 그쪽으로 나아가는 것을 뜻한다.
삶의 방향 전환인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하늘나라가 다가 왔으니 회개하라고.
하느님의 힘과 다스림이 곁에 있으니 그쪽으로 돌아서라는 말씀이다.
점을 보거나 운세를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는 것이 불안해지니까 그럴 것이다.
조상의 묘에 대해서도 예민하다.
명당에 묘를 쓰면 후손들이 잘 된다고 여긴다.
명당에 묘를 쓰면 후손들이 잘 된다고 여긴다.
묘를 잘 못 쓰거나 함부로 건드리면 재앙이 온다고도 생각한다.
과학적 근거를 떠나 왜 이런 일에 신경을 쓰고 있는가.
후손들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는 조상이 있을까.
세상을 떠난 부모 역시 자녀들이 복 받기를 원한다.
명당에 모셨다고 복을 빌고 명당 아닌 곳에 모셨다고
토라지는 부모는 없다.
이승이든 저승이든 부모는 당연히 자녀들의 행복을 바란다.
그러니 마음에 새겨야 한다.
복과 재앙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지 명당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님을.
예수님을 알기 전에는 몰라서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다스림 안에 있음을 고백해야 한다.
이것이 회개다.
하느님의 힘이 우리 곁으로 오셨다.
이제는 그 힘이 운명을 좌우하도록 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근거없는 두려움은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성체를 모시는 사람들이다.
감사와 신뢰를 통한 응답으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불러 주셨음을 기억한다면
불안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분이 부르시는 모습을 오늘 복음은 들려준다.
갈릴레아 호숫가를 걷던 예수님은
베드로 형제와 야고보 형제에게 말은 건네신다.
그물을 던지고 있던 그들에게 당신이 먼저 다가간 것이다.
나를 따라 오너라.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그러자 그들은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갔다.
기다렸다는 듯이 미련도 애착도 없이 어부생활을 청산한다.
무심하게 읽지만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인간적 갈등없이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많은 것이 생략되었다.
그들이라 해서 인간적 미련이 없었겠는가.
그랬다면 모자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하느님의 힘 앞에 자신을 비워 놓았던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예수님께 맡겼던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 살기보다 예수님의 힘으로 살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생략된 이 노력이 회개의 과정이다.
삶의 방향 전환은 순간에 일어난 듯 하지만
사실은 긴 아픔을 거친 결단의 열매인 것이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되라고 하셨다.
무엇으로 낚을 수 있겠는가.
하느님의 힘 밖에는 없다.
그러니 먼저 자신을 낚아야 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힘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인정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그분의 다스림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남 앞에 나설 수 없다.
자신은 긴가민가하면서 어떻게 확신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맡겨야 힘과 여유가 생간다.
그런 신앙생활일 때 기쁨 또한 주어진다.
지금의 세상은 점점 기쁨의 이유를 상실하고 있다.
아버지께서 배려하신다는 믿음이 없다면 사는 것은 힘들어진다.
이 믿음을 드러낼 때 하느님을 전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사람 낚는 어부의 길은 삶의 자세에 달려 있는 것이다.
[신은근 신부, 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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