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믿음과 용감한 고백
 
예수께서 갈릴래아의 가나에 가셨을 때, 가파르나움의 고관 한 사람이 예수님을 찾아와서
죽어 가는 아들을 살려달라고 간청한다. 가파르나움은 가나에서 80리 정도 되는 먼 거리였다.
예수님은 애원하는 그에게 “집에 돌아가라. 네 아들은 살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그 고관은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집으로 돌아갔고 가는 길에 자기 종들을 만났고,
아들이 완쾌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는 온 집안이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먼길을 찾아와 예수님께 은혜를 입은 이 고관의 자세를 살펴보자.
우선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고관이 일개 목수에 지나지 않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
먼 거리를 고생하며 찾아왔고 예수님께 간청했다. 이렇게 자신의 사회적인 체면이나 지위,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하게 예수님께 다가올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에 우리는 참된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
하느님 앞에는 고관이나, 지위가 낮은 사람이 똑같다. 그리고 고관은 예수님의 말씀을 믿었다.
예수께서“너희는 기적이나 신기한 일을 보지 않고서는 믿지 않는다”고 하셨을 때,
화를 내고 떠나버렸다면 그의 아들은 치유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도 예수님 앞에 언제나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계속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는 “집에 돌아가라. 네 아들은 살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집으로 돌아갔다.
여기에서 기적의 은혜를 체험하게 되는 고관의 믿음을 본다.
그리고 그는 그 기적을 통하여 온 집안이 예수님을 믿게 하였다.
고관으로서 목수에 지나지 않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빈축을 살 일일 수 있었지만
그는 그것을 해 내고 있다. 그의 믿음은 아들의 죽음이란 절망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이
예수님의 능력으로 해결됨으로써 그에게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믿음과 사랑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는 지금까지 나의 체면이나 사회적인 지위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 살아오지나 않았는지, 사소한 데서라도 내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믿는
신앙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오지나 않았는지 그래서 이방인이면서도 믿음을 가졌던
이 고관보다 못한 생활을 해 오지나 않았는지 우리 자신을 성찰하자.
지난날을 통하여 하느님께 받은 은혜는 어떤 것이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보답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예수님을 나의 삶 속에서 어느 위치에 모시고 살고 있는지 살펴보자.
지금 이 순간부터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며 살아가도록 하자.
지금 보내는 사순 시기는 이러한 우리의 삶이 은총의 삶으로 변화되도록 노력하며 사는 기간이다.
진정한 믿음과 용감히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청하자.
[수원교구 조욱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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