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빛을 찾아서 
 
늙어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변화는 직장에서 갖추어야 했던 유연성과 기동성, 
가변적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과는 다른 변화다. 
직장에서는 외부 상황의 변화에 자신을 끊임없이 맞춰야 했다. 
새 동료 회사의 정책,  컴퓨터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기술,  
새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거기에 적용해야 했다.  
또한 가정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그래서 인생을 사는 내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유동적이어야만 했다.  
이 유동성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많이 변화시켰다.  
그러나 노년에 우리를 기다리는 변화는  다른 종류의 변화다.
물론 노년이 가져오는 상황에도 적용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외적인 것뿐 아니라  내적인 변화 과정에  스스로를 맞추어 나가야 한다.  
변화의 목표는 역시 우리의 원래 모습,  고유의 모습이 비쳐나도록 하는 것이다.  
노년에는 삶의 외적인 요소들이 많이 떨어져나간다. 
이것은 내면이 드러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노년에 일어나는 변화는  단순한 변경이 아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끊임없는 변경을 경험했다.  
행동방식을 바꾸고  새로이 주어진 과제에 적응해야만 했다.  
노년의 변화는 우리가 그것을 인정하고 긍정할 때 일어나는 변화다. 삶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노년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외적인 것이 떨어져나가고 내면의  빛이 밖으로 비친다.  
변신은 (우리가 행하는 변화가 아니라)  우리에게 일어나는 변화다.  
우리가 할 일은 이  변화가 일어나도록  놔두는 것이다. 
변화의 과정에 스스로를 내맡기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 삶의 정수와 본질이 밖으로 드러난다.
 
 
 -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김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