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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기술-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라

      러시아인에게 관심이 많았던 내 아버지는 노년에 러시아어를 배웠다.
      러시아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러시아어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언어를 배우는 일이
      그의 노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언어를 배우면서 러시아와 러시아인에 대한 관심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이렇듯 노년에도 뭔가를 배우는 일은 중요하다.
      새로운 언어를 배워도 좋고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그 문화에 대한 책을 찾아 읽는 것도 좋다. 컴퓨터로 타자를 배우는 노인들도 많다.
      이런 배움의 활동은 노인들에게 내적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진정한 노년의 배움은 다른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노년에는 무엇보다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이제까지 살아온 자신의 인생과 화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생에서 맡았던 자신의 역할과 자기를 버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 다른 이에게 길을 비켜주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과거 자신이 수행하던 직책과 활동이 이제 자기 것이 아니라는
      뼈아픈 인식을 거쳐 인생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나이 때문에 불가능해진 것들을
      슬퍼하는 가운데 우리는 새로운 여유와 지혜로 노년에 주어지는 선물을 발견하게 된다.

      노년에도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젊게 사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 그들의 삶의 동기를 궁금해하고 모르는 것을
      타인에게 물어볼 줄 아는 것은 마음이 젊다는 증거다.
      그런 사람과는 젊은이들도 기꺼이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노인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다 보면 자신의 동기가 더욱 분명해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즉 이런 관심은 질문을 하는 노인뿐만 아니라 대답을 하는 젊은이에게도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정체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과거 이야기와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짜증나게 한다.
      노인의 배움은 젊은이의 배움과 질적으로 다르다. 노년의 배움은 끊임없는 진실찾기다.
      우리를 지탱하고 우리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일이다.
      이것은 삶의 비밀과 살아 있는 자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다.

      -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김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