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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 여인


      사마리아 여인

      예수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온 세상으로 가서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마르 16,15).
      “제자들은 떠나가서 사방에 복음을 선포하였다”(마르 16,20).
      복음을 전하기 위해 우리는 세상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세상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시면서
      가난한 이, 소외 받은 이, 상처받은 이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마음 안에 들어가셨다.
      그분은 사마리아 여인에게도 다가가셨다.
      당시 사마리아 사람들은 자기 민족으로부터도 거부되고 소외된 사람들이었다.
      유대인들은 그들을 아예 멸시하였다.

      더군다나 우물가에서 예수가 접근한 그 사마리아 여인은
      다섯 남자들과 산 여인으로서
      유다인들이 보기에 하느님의 법과는 상관없이 사는 여인이었다.
      그 여인은 어쩌면 복음서에 나오는 여인들 중에
      가장 가난하고 가장 부서진 여인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웬만한 사람 같았으면 자기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감히 그런 여인에게 접근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다 접근하였다면
      우월한 위치에서 올바르게 살라고 훈시를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인에게 다가가시어 말을 건네신다.
      왜 결혼을 다섯 번이나 했느냐고 훈시하시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당신이 필요한 것을 청하기 위해서이다.
      “마실 물 좀 주시오.”
      그 순간 여인은 이 낯선 유대인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나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마실 물 좀 주시오.”하고 청할 수가 있을까?
      다른 종교인들에게
      불자들에게 당신네들이 퍼 마시는 진리를 나누어 달라고 청할 수가 있을까?
      세상에 복음을 외치는 나의 소리가 나에게서 어떻게 울려 퍼져 나오고 있는가?

      - 이제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