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성찰(An examination of conscience)

산타 마르타의 집 소성당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아침 묵상,  2014년 1월 16일 (목)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그날의 제 1독서(1사무 4,1-11)에 나오는 필리스티아에 의한 이스라엘의 참담한 패배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또한,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많은 패배를 경험한 이후 드리는 이스라엘의 기도를 표현한 시편 44(43)장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저희를 버리셨습니다. 저희를 치욕으로 덮으시고 저희 군대와 함께 출전하지 않으셨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를 적 앞에서 물러나게 하시어 저희를 미워하는 자들이 노략질하였습니다." (10-11절)

이러한 패배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다. "주님께서는 왜 이스라엘을 필리스티아의 손에 넘겨주셨을까? 
주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버리셨나? 당신의 얼굴을 감추신 걸까?" 교황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질문으로 
좀더 구체화 시키셨다: "왜 주님께서는 적들에게 대항하는 전투에서 당신 백성을 버리셨는가? 
그들은 단지 백성의 적일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적인데도. 그 적들은 하느님을 미워하는 이교도인들이었는데도."
교황님께서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의 열쇠를 어제의 제1독서에서 찾으셨다. "그 때에는 주님의 말씀이 드물게 내렸다" (1사무 3,1)
"백성들 사이에 주님의 말씀이 계시지 않았으므로 사무엘은 누가 자신을 부르는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때에 백성들은 하느님의 말씀과는 동떨어져서 살고 있었고 자신을 말씀으로부터 멀리했습니다. 
나이 든 사제 엘리는 약했고 그의 아들들은 타락했습니다. 그들은 백성들을 겁주고 쥐어짰습니다. 
그럼으로써,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힘이 없는 채로, 성직권주의(clericalism)와 성직자의 타락에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후 사정에서, 백성들은 자신들이 하느님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렇게 말합니다: 
'계약의 궤를 찾으러 가자' 그러나, 그들은 계약의 궤가 마법의 궤라도 되는 것처럼 진영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들은 주님을 찾지 않고 무언가 마술적인 것을 찾은 것입니다."

"필리스티아인들은, 계약의 궤가 이스라엘의 큰 함성 속에 진영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위험을 감지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기들끼리 물었습니다. "그들은 주님의 궤가 진영에 도착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사무 4,6)
실제로 필리스티아인들이 이렇게 말했다고 사무엘기에 쓰여있습니다: "그 진영에 신이 도착했다." (1사무 4,7)
필리스티아인들은 이스라엘인들이 하느님을 찾아 나섰고, 그래서 정말로 하느님께서 그들의 진영에 오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계약의 궤가 그들의 "생명으로 향하는 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스라엘이 필리스티아와 치룬 두 번의 전투에 주목하셨다. "첫 번째 전투에서는 약 4천명이 전사했습니다. 
두 번째에서는 3만명이 죽었고, 계약의 궤를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빼앗겼으며, 엘리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도 죽었습니다."

"이 성경 구절은 우리의 하느님과의 관계, 하느님의 말씀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도록 만듭니다.
이 관계는 거리가 있는 형식적인 관계인가?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들어와 마음을 변화시키는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가, 아닌가? 아니면, 형식적인 관계인가... 우리의 마음이 말씀에 닫혀 있는가?"

"이러한 일련의 질문은 우리가 교회의 많은 패배, 하느님 백성의 많은 패배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만듭니다. 
이러한 패배는 단순히, 백성들이 주님의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고, 주님을 찾지 않으며, 주님께서 그들을 찾아내도록 
허락하지 않는 데에 기인합니다. 그러고는, 비극이 이미 벌어진 이후에 우리는 주님께로 돌아서서 묻습니다: "하지만 주님, 
무슨 일이 벌어진 거죠?" 시편 44(43)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를 이웃들에게 우셋거리로, 
주위 사람들에게 비웃음과 놀림거리로 내놓으셨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를 민족들의 이야깃거리로, 
겨레들의 조소 거리로 내놓으셨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교회의 걸림돌(scandal)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부끄러워 하나요?"

"제가 일일히 언급하고 싶지 않은 수많은 스캔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스캔들은 댓가를 톡톡히 치렀습니다."이 지점에서 교황님께서는, 수많은 사제와 주교와 평신도의 패배로써 
널리 알려진 스캔들에 대해 "교회가 느끼는 부끄러움(shame of the Church)"에 관하여 터놓고 말씀하셨다.

"문제는, 그러한 스캔들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남자와 여자들 사이에는 하느님의 말씀이 드물었습니다. 그들에게는 하느님과의 유대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교회 안에서, 권력과 안락함을 누리는 지위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없었습니다. 
"나는 메달을 지니고 있어. 나는 십자가를 걸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그래요. 
하느님 그리고 그분의 말씀과 살아있는 관계를 가지지 않은 채 계약의 궤를 메고 간 사람들처럼 말이지요."
스캔들(걸림돌)을 가리켜 예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을 떠올리며, 교황님께서는 그들이 하느님 백성을 부패시키고 
약화시키며 사제들을 타락으로 이끈다고 반복해서 말씀하셨다.

교황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두 가지 생각으로 강론을 마무리지으셨다.
첫 번째와 관련해서는 양심성찰을 제안하셨다: "하느님의 말씀이 내 마음에 살아있는가?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가? 
아니면, 제멋대로 오가는 계약의 궤와 같아서 우리 마음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가?"
하느님의 백성과 관련하여 교황님께서는, 스캔들이 백성에게 끼치는 해악에 대한 생각에 잠시 머무르셨다: "가엾은 백성... 
가엾은 백성! 우리는 그들이 먹을 생명의 빵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너무나 자주 우리는 그들에게 독이 든 음식을 줍니다!"

번역 :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레늄 크리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