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사람(The nameless man)

산타 마르타의 집 소성당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아침 묵상,  2014년  3월 20일 (목)

교황님께서는 강론에서 그날의 말씀인 예레미아서(17,5-10)와 루카복음(16,19-31)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 두 말씀은 우리를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을 신뢰하도록 초대합니다. 
오늘의 제1독서는 저주로 시작됩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예레 17,5) 
성경의 다른 본문에도 표현은 다르지만 같은 내용의 저주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자신의 힘에 의지하는 사람은 항상 저주를 받습니다. 자신 안에서 그 저주를 낳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님을 신뢰하는 이는 복됩니다. 예레미아 예언자는 그를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이 이미지는 집에 관련된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나게 합니다.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는 안전하게 서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은 불행합니다. 그에게는 단단한 
기초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느님의 말씀은 오직 예수님에 대한 신뢰만이 안전하다고 가르칩니다. 
다른 것들은 소용 없습니다. 그것들은 우리를 구하지도, 우리에게 생명을 주지도, 기쁨을 주지도 못합니다. 
진실로 그것들은 우리에게 죽음과 가뭄만을 가져옵니다."

"우리는 모두 이 분명한 가르침에 동의합니다. "우리의 문제"는 성경에 쓰여있듯이 우리의 마음이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여전히 자기 자신이나, 특정한 친구나, 좋은 상황이나, 이데올로기에 의지하기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주님을 제쳐둔 채 자신의 신뢰를 어디에 두어야 할 지 결정하려는 경향을 따릅니다."

"하지만,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는 이가 왜 저주를 받을까요? 
그러한 종류의 신뢰는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시야나 열린 문들, 
창문들도 없이 자기 자신 안으로 움츠러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기 자신 안에 갇혀 
구원받지 않으려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사람은 스스로를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황님께서는 그날의 루카 복음으로 화제를 돌리셨다. 
"루카 복음사가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로운 잔치를 벌이며 즐겁게 살아가던 
부자의 비유를 이야기합니다. 그는 너무나 그의 삶에 만족했던 나머지 종기투성이 몸으로 
그의 집 대문 앞에 누워 있던 라자로를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가난한 노숙자는, 꽤 형편이 괜찮은 
노숙자인 양 [상처를 핥는]개 한 마리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라자로는 허기진 채 거기 누워서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 즉, 부스러기만을 먹고 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우화를 말씀하실 때 
아마도 자기 딸을 고쳐달라고 빌던 시리아 페니키아 (Canaanite) 여인을 떠올리고 계셨을 것입니다. 
그 여인은 부스러기만이라도 달라고 청했습니다. 개들에게 주어지는 그 부스러기 말입니다."

"라자로와 부자에 대한 복음 말씀은 우리를 숙고하도록 만듭니다. 우리는 그 집 없는 이의 이름은 압니다. 
그의 이름은 라자로입니다. 하지만 그 부자의 이름은 뭐였지요? 그의 이름은 없습니다! 
이것이 하느님께 의지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이나 그 힘 그리고 인간적 능력에 의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저주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이름을 물어보면,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 즉 그의 재산과 빌라 또는 어떤 사물이나 우상을 가리킵니다."

"이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주님께 의지하며 이름을 가지고 있는 가난한 자와 자신에게 의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부자에게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말이에요, 우리는 주님께 의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자신의 희망을 우리 자신이나 친구 또는 인간적인 가능성들만에 두는 이러한 나약함, 
이러한 연약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주님을 잊곤 합니다. 이것이 우리를 주님과 멀리 떨어져 불행의 길로 
내려가게 하는 마음의 상태입니다. 이것이 성경적 표현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는 복되다; 자신의 인간적 능력에 의지하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이러한 묵상은 특히 사순절에 적합한 묵상입니다. 오늘 우리는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나는 신뢰를 어디에 두는가? 주님께 신뢰를 두었는가? 나는 혹시 물건이나 내가 만든 우상에 
신뢰를 두는 이교도는 아닌가? 나는 아직 이름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나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오직
 "나" 또는 그 변종들에서만 나의 정체성을 찾는가?: "나, 나와, 나를 위해, 오직 나만: 늘 자기중심주의인 나!" 
이런 삶의 방식은 가장 확실하게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복음은 사람과 자신에 대한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름을 잃어버린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문을 열어둡니다. 결국에는, 결국에 가서는 항상 길이 있습니다. 그 부자가 이에 대한 증인입니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는 눈을 들어 한마디를 외칩니다: '아버지!' 그리고 하느님께서 한마디로 대답하십니다: '아들아!'
그러므로, 자신의 신뢰를 사람이나 자신에게 두어 이름과 존엄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도 아직 이 단어를 
말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이 말은 마술보다 훨씬 대단합니다. 훨씬 위대하고 더 강력합니다: '아버지!'
우리는 아버지께서 항상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우리가 보지 못하는 문을 열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내 아가야!'"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직 주님만을 신뢰하고 사물이나 인간적인 힘에 의지하지 않는 지혜를 주시기 바랍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러한 신뢰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셨다. "그들이 구원하는 이 단어를, 
문을 열어 우리가 '내 아가야' 하고 부르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이 단어를, 
감지하고 소리낼 수 있게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최소한 빛이라도 비추어 주시기 바랍니다."

번역 :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레늄 크리스티